도급사 작업 안전 책임 어디까지…1·2심 엇갈린 판단 왜

발전 설비 내 오류 점검 중 폭발, 하도급사 작업자 5명 부상
도급사 감독자 1심 유죄, 2심 "구체적 작업 지시 없어" 무죄

발전 설비 오류 점검 과정에서 관리 감독 책임에 소홀, 폭발 사고로 하도급사 직원을 다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도급사 감독자가 2심에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성흠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4개월·집행유예 2년을 받은 A(65)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 전남 여수시 한 발전설비 전기 시설 분전반 작동 오류로 인한 전기 방전 불꽃(스파크) 폭발 사고와 관련, 관리 감독 업무에 소홀히 해 하도급사 작업자 5명이 화상 등을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에는 연료전지 전기 시설 분전반 내부에 과전류가 흐르면서 작동 오류가 발생, 차단기 내부 장치 간 접촉으로 방전성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A씨 소속 업체로부터 부문 별 하도급사 3곳의 작업자들은 앞서 발생한 설비 이상에 대한 점검 도중 이러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절연 장갑만 갖춘 채 작업을 했다.

1심은 도급사 전기 부문 관리감독자인 A씨가 하도급 업체 작업 안전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A씨가 사고 당일 설비 이상에 따른 1차 점검을 했고 구체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다른 하도급사 작업자들까지 점검에 참여했다. A씨가 도급사 관리자로서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A씨가 피해자들의 업무에 관해 구체적 관리·감독 의무 등을 부여한 법령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해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A씨에게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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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 김권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