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공방' 조지호 '마라톤 인사청문회' 14시간 만에 종료

29일 오전 10시 국회 행안위 인사청문회
'세관 마약 수사 의혹'…"보복성 인사 아냐"
"상급 간부로부터 전화 받으면 무언의 압력"
"의혹 경무관 인사조치, 검토할 가치 있다"
배우자 위장전입…"제가 살펴보지 못한 불찰"

29일 시작된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4시간 만에 종료됐다. 청문회에서는 경찰 간부가 세관 마약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조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 전입 등에 관한 지적과 질의가 이어졌다.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께 시작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전 0시께 끝났다.



야당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이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해룡 형사과장에게 관세청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에서 삭제하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경찰청은 조 경무관을 감찰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 처분에 그쳤다. 백 전 형사과장은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 조치되고 조 후보자로부터 경고를 받아 좌천성 인사 논란이 일었다.

조 후보자는 이를 두고 "그 사건은 서울경찰청 집중수사사건이라 주요 내용은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여러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 조치를 두고 "좌천성 인사로 볼 수 있다"면서 "보복성 인사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보복성 인사를 하려면) 제가 다른 압력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 가능성을 두고 야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백 전 형사과장은 지난해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외압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경무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신정훈 위원장이 "징계 내용과 상관없이 상급 간부로부터 전화를 받으면 사실 확인 전화로 이해되냐, 아니면 무언의 압력으로 받아들일 것 같냐"고 묻자 "후자에 가까울 것 같다"고 했다.

조 경무관에 대한 승진 청탁 관련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속한 '멋쟁해병' 단체카톡방에서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인 최모 경위가 조 경무관의 승진을 로비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조 경무관은 "이 전 대표를 만난 적 없고, 간접적으로도 승진 로비를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실제로 조 경무관이 승진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고위공직자가 이런 일에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경무관에 대해 인사조치를 하겠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는 "검토하겠다.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조 경무관이 승진 청탁에 실패했지만, 뭔가 큰 힘에 붙어 징계를 무마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제2의 '채상병 사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의 잇따른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도 질의가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연달아 발생한 일선서 경찰관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경찰 내부에선 업무 과중에 대해 '악 소리 난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런 지적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경찰청에 실태 진단팀을 구성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배우자가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제가 잘 살펴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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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