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세사기피해대책위 "경찰 미온 수사로 고통 가중"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 지역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30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단체는 전세사기 피해가 지속되면서 규모와 양상은 심화되고 있지만 경찰 수사는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부산 지역 악성 임대인 중 한 명인 윤모씨와 관련해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은 더 바쁜 사건이 많아 바로 수사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며 "사건이 이관됐는데도 수사와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일절 연락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경찰서 담당자는 피해 임차인에게 오히려 가해 임대인 윤씨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러한 문제가 비단 윤씨 사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며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로 인해 피해자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지만, 돈이 없다는 가해 임대인은 본인 재판을 위해 변호사를 쓰는 것은 물론 해외여행 중인 사진을 SNS에 게시하는 등 경찰과 법망을 기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단체는 "2년간 경찰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송치한 사건을 기준으로 집계된 전세사기 피해 금액은 2조2836억원이나, 같은 기간 경찰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한 금액은 1616억원에 불과하다"며 "법의 한계도 있겠지만 피해 액수와 정도의 심각성과 비교해 공권력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하거나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단체는 전세사기 피해 구제에 대한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며 보완 입법과 함께 경찰 수사의 인력 배치, 전세사기 전담팀 구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중순 기준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전국 총 1만9621명으로 이 중 부산은 2143명(10.9%)으로 집계됐다. 시도별로는 서울 5109명(26.0%), 경기 4153명(21.2%), 인천 2650명(13.5%), 대전 2587명(13.2%), 부산 2143명 (10.9%) 순으로 피해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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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