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개칭하고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계획이 실행되자 야당 및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1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13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하고 14일에 제막식을 개최한다.
'박정희 광장' 표지판은 높이 4∼5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지판 이외에도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동상을 내년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정희 광장이 웬 말인가”라며 “홍준표 시장의 시대착오적이고 반역사적인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240만 대구시민 뿐만 아니라 5000만 국민과 외국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동대구역 광장’의 이름을 제대로 된 시민 의견 수렴이 전혀 없이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는 것은 왕조시대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폭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팔아 미래를 망치고자 하는 홍준표 시장을 규탄하며 제정당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역사 부정과 우상 숭배 강요에 대해 강력한 행동을 진행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성명을 통해 “공원 이름 하나 바꿔도 주민 의견을 듣는데 동대구역광장 이름을 시장 마음대로? 그야말로 박정희 독재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며 “야욕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의 이러한 행보가 스스로의 대권가도와 정치적 야욕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이 없다”면서 “한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시민의 소유인 광장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참여연대와 박정희 우상화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도등 시민단체들도 대구시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해 ‘박정희 우상화’로 규정하고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에 굴곡은 있었지만, 우리 국민을 5000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추진 정신은 우리가 반드시 기려야 할 위대한 업적”이라며 박정희 광장사업, 박정희 공원사업, 박정희 동상 건립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대구시의회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등 홍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관련 조례를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등의 극심한 반대 속에 의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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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