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어르신'…김정은, 수해민 앞 연설하며 한국식 표현 눈길

"인민" 대신 "주민", "노인" 대신 "어르신"
신고 대상으로 지정된 "TV"라는 말까지
'병약자' '험지' 등 북에선 잘 안 쓰는 표현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민 임시 숙소를 방문해 행한 연설에서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남한식 표현을 여러 번 사용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수해 지역 방문과 연설이 기록 영상으로 제작돼 조선중앙텔레비죤(북한식 표기)을 통해 반복 방영되고 있다”면서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남한 말을 많이 사용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인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이라고 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한국식으로 ‘어르신’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죤도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나이든 사람을 가리킬 때 노인 또는 늙은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며 높여 부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북한에서는 또 텔레비전을 줄여 ‘텔레비’라고 부르며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포스터에도 등장한다. 북한에서는 ‘어르신’이라는 표현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연설에서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도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강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은 ”김정은이 타고 다니는 열차의 호화로움이 놀라웠다“며 ”열차의 벽 한 면을 활짝 열어젖혀 주석단을 만들고 주단(카펫)을 깐 연탁(연단)이 설치돼 있었고 그 옆에는 국기를 세워 놓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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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