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4년 타면서 처음"…'테러 공포'에 신음하는 차주들

최근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공포'가 확산한 가운데 차량에 '테러'를 당한 것 같다는 전기차주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전기차에 대한 테러인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전기차이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사례도 다수 있어 차주들이 전기차 테러에 대한 공포 혹은 우려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전기차에 앙심품은 사람 같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전기차주 A씨는 지난 15일 오전 2~8시 사이 건물 지하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 놓았는데, 자신의 차량과 다른 전기차까지 총 2대가 파손되었다고 한다.

A씨는 "8월 15일 오전 9시30분 가족과 여행 가려고 주차장에 가보니, 제 차를 포함한 전기차 2대 사이드 미러가 파손됐다. 룸미러 블랙박스 상에 새벽 2시30분께 충격에 의한 작동을 확인했다"며 "다른 피해자 한 분은 피해가 크지 않아 피해 접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112에 경찰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며 "관리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해당 접수 건은 재물손괴팀으로 이관됐다. 이 테러가 전기차를 콕 찝어서 가해를 한 것인지 지나가다 홧김에 한 것인지는 모르나 전기차 차주로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넘게 전기차 타면서 처음이다. 항상 밝은 곳에 주차하고, 차량 녹화기능을 계속 켜놔야겠다"고 덧붙였다.

20만명의 회원을 둔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테러' 의심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커뮤니티 회원인 전기차주 B씨는 지난 15일 "아파트에서 주차해놓은 차량이 전기차라서 침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틀 뒤 올린 글에서 "요즘 사회에서 이슈가 되다보니 흥분해서 저런 표현을 했다. 오해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말로 판단이 돼 사과드린다"고 썼다.

테러를 당한 것은 맞지만, 전기차라서 테러를 당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 혐오가 심해서 혹시나 테러가 있을까봐 주차장을 왔다갔다 하는데, 프리미엄 커넥티비티(연결)를 구독했다", "이젠 감시모드도 못 끄겠다" 등 차주들이 '테러'를 당할까봐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자 전기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하는 차주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자동차부품사 현대모비스 직원이 '와이프가 전기차를 팔라고 난리"라면서 "사람들 인식이 너무 나빠져서 와이프가 겁난다며 팔자고 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편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일부 아파트는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입차를 전면 금지했다.

서울시는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충전율 90% 이하인 전기차만 주차를 허용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충청남도도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전기차 충전율을 9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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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