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연구원 자산 불평등 심화 실태 분석
시장소득 지니계수 0.396인데…순자산 0.606
"하위 분위로 갈수록 부동산 자산 영향 줄어"
"부동산 투기 통한 불로소득 창출 규제해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의 확대가 자산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민주노동연구원은 28일 '자산 불평등 심화 실태 및 주요 요인 분석' 워킹페이퍼를 발행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시장소득 지니계수(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0.396인데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6으로 자산 불평등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물자산 비중이 77.9%였고 이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94.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이한진 연구위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자산 불평등 심화의 주된 요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영향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순자산 순증액에서 부동산 순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소득분위별로 5분위(103.0%), 4분위(97.2%) 등으로 상위 분위의 경우 부동산 순증액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분위(79.2%), 2분위(62.9%) 등 하위 분위로 갈수록 부동산 자산이 순자산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줄었다. 부동산 변화가 자산 불평등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 이용 기회의 불평등도 자산 불평등 확대의 원인이라고 봤다.
금융기관의 특성상 보유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을수록 금융 이용 기회는 늘어나고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또 담보 제공 여부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 및 대출이율도 큰 차이를 보인다.
보고서는 "상위 분위는 상대적으로 담보대출을 주로 활용했지만 1분위 가구는 고비용의 신용대출 이용 비중이 높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주 목적이든 투기적 목적이든 소득과 자산이 많을수록 저비용으로 부채를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어 금융 이용 기회의 불평등은 자산 불평등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보고서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전월세 등 주거비용이 상승하며 불안정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순자산 5분위 중 1분위 가구의 전월세보증금은 943만원이었는데 2022년 1686만원으로 78.8% 증가했다. 전월세보증금 보유 가구 비율도 2014년 65.5%에서 2022년 71.3%까지 확대됐다.
이에 보고서는 주거 수단으로서의 주택이 부의 축적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세제를 전면 개편하고 부동산 투기를 통한 불로소득 창출을 애초부터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용창출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은행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사회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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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