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 평면형 재배농가 사례
"노력 3분의 1, 수확량은 2배…고령화 대응"
농촌진흥청이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사과 농가의 노동력 절감을 위해 나무 모양을 '평면형'으로 바꾸는 재배체계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우리나라 사과 농가 대부분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진 '세장방추형'으로 사과나무를 재배해 왔다. 세장방추형은 1개의 원줄기가 곧추선 성탄 장식나무 모양의 수형으로, 입체적인 형태다.
빽빽하게 심으면 재배 면적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지만, 나무 관리가 어려워 생산비와 경영비가 많이 든다. 우리나라 사과 재배 농작업은 10아르(a)당 노동력 투입 시간이 151시간에 달한다.
농진청은 세장방추형보다 관리가 쉽고 수확량이 많으며, 기계화에 적합한 평면 형태의 사과 과수원 수형 전환을 추진해왔다.
평면형 수형은 원줄기가 2개 이상에 나무 폭이 40㎝ 내외가 되도록 2차원 형태로 구성한 것이다. 나무 높이가 3m 내외로 낮고 사과가 열리는 부분이 2m 아래에 위치해 사다리 없이도 작업할 수 있다.
평면형 수형은 광합성 효율이 좋고, 공기 흐름도 원활해 병충해 발생 가능성도 낮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수형이다.
농진청은 평면형 재배를 정착 후 기계화를 적용하면 노동력을 기존보다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즉, 95%의 노동력 절감 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사과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와 함께 평면형 보급에 힘쓰고 있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이날 경남 거창군에서 평면형 재배 농가를 찾았다. 지난해 기준 총 976호의 농가가 평면형 사과 재배를 하고 있다. 전체 재배 면적은 362.2㏊로 이 가운데 거창이 70㏊로 가장 넓고, 청송 38㏊, 영주 35㏊, 봉화 16㏊, 밀양 10㏊ 등이 뒤를 잇는다.
권재한 청장은 "미래형 재배 체계는 그 자체로 노력을 3분의 1로 줄이고 수확량은 2배 가까이 늘일 수 있다. 가지치기, 꽃솎기, 방제작업 등에 농기계 도입이 쉽고 노지 스마트농업 적용 기반이 되기 때문에 고령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사과 생산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평면형 수형으로 재배 중인 이응범 농가는 "평면형 수형을 도입한 첫해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데 일손이 더 많이 들었지만, 이듬해 사과가 맺히면서부터는 일손이 많이 줄어 재배 면적을 더 늘릴 수 있었다"며 "농가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관련 분야 기술지원을 해 달라"고 말했다.
출고일자 2024. 0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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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