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세훈 권한대행, 간부회의…현상 유지 집중할 듯
학생인권조례 소송, 혁신학교 등 정책 동력 위태
곽노현 전 교육감 낙마 이후 12년 만에 보궐선거
예비후보 누구 될까…보수·진보 벌써부터 하마평
29일 수장을 잃은 서울시교육청은 즉시 설세훈 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보궐선거는 오는 10월16일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교육자치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 교육감이 궐위된 경우 그 권한은 부교육감이 대행하도록 정해져 있다.
설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1시께 즉시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보궐선거 전까지의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그는 시교육청을 통해 "다가오는 교육감 보궐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속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과 공정한 업무처리가 중요하다"며 "공직 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짧은 입장을 냈다.
설 권한대행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신학기 개학을 맞을 학교 현장 지원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추진해 오던 정책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운영을 당부했다.
설 권한대행은 앞으로 보궐선거까지 1개월19일, 7주 동안 서울시교육청의 현상 유지에 매진할 전망이다.
교육감은 선출직인데 반해 부교육감은 교육부가 임명하는 일반직 고위공무원이라 정책 동력을 이어 가거나 혹은 뒤집기를 시도하긴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조희연 전 교육감이 낙마 전 대법원에 제소해 놓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취소 행정소송은 한동안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보궐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 소송이 지속되고 보수 우위의 서울시의회와 갈등도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조례가 교권침해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만일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 '조희연 지우기'는 기정사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보수 우위의 서울시의회가 조희연표 조례와 정책, 예산에 제동을 걸어 왔던 만큼 진보적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수립된 정책들은 신속히 폐기될 수 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물론 서울형 혁신미래학교, 농촌유학과 같은 생태전환교육,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도시형캠퍼스(도시형 분교), 독서토론교육 '북웨이브 캠페인' 등 그의 역점 사업들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
다만 늘봄학교와 유보통합,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교육은 윤석열 정부 교육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인 만큼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도라는 상징성이 있어 다른 교육감들과는 달리 전국적인 주목과 관심을 받는다.
따라서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교육계에서는 보궐선거에 누가 출마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지난 2012년 12월19일 직선 2대 곽노현 전 교육감 낙마 이후 12년 만에 처음 치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이날부터 9월25일까지 진행된다.
9월26∼27일에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진행된다. 10월11∼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 10월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가 이뤄진다.
보궐 당선자는 당선 직후부터 오는 2026년 6월30일까지 전임자가 채우지 못한 임기를 마저 수행한다. 1년 8개월 18일로 교육감 임기(4년) 절반에 못 미친다.
보수 진영에서는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앞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계속 거론되고 있지만, 그는 최근 국회 의대 증원 관련 연석 청문회에서 출마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던 바 있다.
진보 교육계에서는 앞서 출마했다 단일화로 물러난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의 재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9년 사면 복권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학생부종합전형 전문가로 알려진 김경범 서울대 교수 등도 출마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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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