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몰래 암호화폐 서버 꾸리고 채굴한 식품연구원 실장 입건

사내 GPU 12대 이용해 채굴…출입센서도 설치
과학기술연구회 감사서 적발, 해임 처분 요구

기관의 눈을 피해 암호화폐 채굴을 자행한 한국식품연구원의 실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업무상 배임, 절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식품연 소속 A실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실장은 지난해 2월27일부터 같은 해 9월14일까지 식품연에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이용해 암호화폐 채굴용 서버를 제작, 이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실장은 직원들이 거의 출입하지 않는 VR실 창고에 서버를 둬 이를 은폐했다.

또 타인의 접근을 막고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지난 2022년 5월부터 에어컨 및 출입감지센서 설치와 전기공사를 시행했는데, 이는 모두 식품연의 기관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렇게 얻어낸 암호화폐를 관리하기 위해 연구원 외부에서 통신 중계기를 반입해 비인가 가상 사설망(VPN)을 사용, 식품연의 방화벽 등을 우회했다.

A실장의 이러한 행위로 인해 식품연은 약 780여만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러 차례의 우회 접속으로 인해 식품연의 주요 연구자료가 외부로 유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A실장의 범행은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이어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의 감사로 적발됐으며, 감사위는 A실장에 대한 해임 처분 요구와 함께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수사에 착수해 자세한 사항은 안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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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