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 두 차례 유찰…"거래 성사율 낮게 본 듯"
석탄價 하락·주주 협의 등 변수 속 연내 재추진
대한석탄공사가 285억원을 투자해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몽골 탄광 매각에 나섰다가 고배를 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석탄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400억여원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정작 거래 성사 확률을 낮게 본 금융투자업계가 외면하면서 본 입찰을 시작도 못했다.
5일 석탄공사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몽골 훗고르샤나 탄광의 51%에 달하는 한몽에너지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주간사 입찰을 다시 추진 중이다.
앞서 석탄공사는 지난해 4월 석탄 등 에너지 가격 상승 분위기에 탄광을 정리할 적기라고 보고 매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산 기준 국제 석탄가격은 t(톤)당 218달러로, 전년 4월(80달러) 대비 172.5% 상승했다.
석탄공사 측은 "몽골 내에 아시아 고속도로가 개통돼 도로 인프라가 개선되고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해외에서 지분 매수를 희망한다며 접촉해온다. 인프라와 시설투자로 중국 수출을 희망하는 매수 희망자가 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한 매각 가치는 400억원 전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석탄공사는 주간사 조차 찾지 못해 매각을 시작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두 차례 주간사 찾기에 나섰지만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 측은 "금융투자업계 등에서 석탄 광산을 비선호 광물로 보고 거래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석탄공사는 주간사 입찰을 위한 계약 기간과 성공 보수 등 요건을 조정해 다시 한 번 매각을 시도한다.
앞서 석탄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지난 2010년 한몽에너지개발을 설립하고 몽골 훗고르샤나의 유연탄광을 매입했다. 당시 5년 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달까지 총 285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운송 인프라 부족으로 그동안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석탄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17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매수 희망자가 제시한 가격이 현저히 낮아 불발된 바 있다.
석탄공사는 이번에 주간사가 선정되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보다 석탄 가격이 하락한 데다 다른 주주들과 협의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산 기준 국제 석탄 가격은 t당 91달러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업계 등에서 지난 2022년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가치는 8억원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해당 용역은 현재의 도로 인프라 여건을 반영해 내수 판매 만을 기준으로 가치를 산출했기 때문"이라며 "광산은 장기간 투자인 만큼 현재 가격이 아닌 미래 예상치 등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전히 탄광 전체 가치를 400억원 이상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분 매각 시 다른 주주들이 서명에 동의하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을 우려가 있어 관련 리스크를 해결한 뒤 주간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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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