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용 캐빈 25대, 명동역~남산 정상 5분 내 도달
남산 생태·경관 영향 최소화한 기본설계안 공개
운영수익 전액 남산 생태보전 사업 등에 투입
"남산 생명력, 활력, 매력, 경쟁력 빠르게 개선"
오는 2026년 봄,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5분 내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5일 오전 남산 예장공원에서 남산곤돌라 착공식 '남산 예찬'을 열고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남산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 승강장)과 남산 정상부(상부 승강장) 832m 구간을 운행한다. 캐빈 25대가 해당 구간을 동시 운행해 시간당 최대 1600명의 방문객을 수송한다.
시는 지난달 12일부터 하부 승강장 예정지에 있는 이회영 기념관을 철거하는 등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각종 인허가를 거쳐 11월 본공사에 착수, 내년 11월 준공할 계획이다. 2026년 초 시운전을 거친 뒤 그해 봄 정식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남산 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지난 2021년 남산 관광버스 진입이 통제된 이후 걷거나, 케이블카를 탑승하거나, 노선버스(전기버스)를 타는 것이 전부였다. 곤돌라 운행이 시작되면 남산을 오르는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곤돌라 캐빈에는 휠체어와 유모차 탑승이 가능해 고령층이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포함해 시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남산을 오를 수 있게 된다.
이날 곤돌라 기본설계안과 공사계획도 공개됐다. 시는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자문 의견을 반영해 남산 생태와 경관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경관 영향을 고려해 지주 높이를 기본계획 대비 최대 15m이상 낮춘 35~35.5m로 변경하고 지주대도 철탑형이 아닌 원통형으로 설계해 훼손 면적을 최소화했다. 곤돌라 운행에 필요한 지주 5개 중 남산공원 숲 내부에 설치되는 중간지주는 2개다.
생태경관보전지역에 인접해 있는 중간지주 설치 시에는 수목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설 삭도(공중 운반 시설)를 통해 자재를 운반할 계획이다. 중간지주 설치 공사로 훼손된 지형은 복원하고, 기존 식생을 식재해 영구 훼손되는 공원 면적이 2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당초 기본계획 대비 20배 이상 축소된 것이다.
곤돌라 조성 이후에는 남산 하늘숲길 신설 등을 통해 남산과 도심부 주변 접근성을 개선하고, 남산 정상부 재구조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민 누구나 다양한 서울의 전망과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전망 공간도 확대 조성한다.
운영수익 전액은 남산 생태환경 보전사업 등에 활용된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남산공원 기본조례' 제정을 통해 곤돌라 운영수익 전액을 자연 보존과 시민 여가를 위해 활용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김길영 서울시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장·상임의원과 지역구 시의원, 중구의회 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근 리라초 교장, 숭의학원 이사장, 남산원장을 비롯해 예장동·필동 주민, 명동 상인 등도 함께 했다.
오 시장은 "남산 곤돌라 운행이 시작되면 남산의 생명력, 활력, 매력, 경쟁력이 모두 빠른 시일 내 엄청난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며 "곤돌라 사업은 서울의 명산 남산이 살아나는 획기적인 전기였다고 후손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곤돌라 공사·운영 과정에서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주변 지역의 불이익은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착공식에서는 남산발전위원회 출범과 함께 위원장 위촉식도 진행됐다. 서울시 공무원, 각 분야 전문가, 시의원 등 15명 내외로 구성된 위원회는 남산공원 발전 전략과 보전·관리 기본계획 수립, 민관협력 법정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초대 위원장은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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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