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 회복 지연에 경기 개선 제약"…정부와 온도차 여전

KDI, 9월 경제동향…"내수 회복 가시화 못해"
정부의 넉 달째 "내수회복 조짐"과 상반된 분석
ICT 중심 견실한 수출 회복…소비 위축은 장기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최근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유사한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정부와 여전한 온도차를 보였다.



KDI는 9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월 동향에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던 데서 나아가 두 달째 내수 부진으로 인한 제약이 악화했다는 평가는 내놓은 것이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넉 달째 내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해왔다.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KDI는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견실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매판매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돼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쳤다.

7월 전산업생산(0.5%→2.7%)은 기저효과로 전월보다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건설업이 부진하고 제조업도 조정되면서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상품소비는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고, 서비스 소비는 중가세를 보였지만 그 폭이 완만해 전체적인 미약한 소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상품소비를 반영하는 7월 소매판매(-3.6%→-2.1%)는 신제품 출시로 급증한 통신기기·컴퓨터(-0.5%→13.1%)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비스소비도 정보통신업(2.9%→5.0%)의 생산 증가세는 확대됐지만, 숙박·음식점업(-1.0%→-3.0%),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2%→-0.7%) 등의 생산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계속된 고금리 기조는 설비투자의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지만 지난 7월에는 운송장비가 급증하면서 설비투자(-3.3%→18.5%)가 증가로 전환했다.

7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며 전월과 같은 -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8월 수출(13.9%→11.4%)은 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36억 달러→38억3만 달러)는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KDI는 세계경제에 대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와 지정학적 위험, 주요국 제조업경기 불안 등 하방 위험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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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