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기요금 인상논의 본격화…한전 연료비조정단가 제출

한전, 연료비조정단가 회신 결과 23일 공지
산업·기재, 4분기 전기요금 인상 논의 시작

한국전력이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책정의 기본이 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서 요금 인상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 이래 동결됐던 주택용 전기요금이 연내에 인상될 지 주목된다.

20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산업부에 제출한 연료비조정단가 내역을 산업부에서 회신 받고, 오는 23일 공지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기준이 된다.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 차이에 변환계수를 적용해 산출한다. 실적연료비란 지난 3개월 동안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BC유의 무역통계가격 평균가격을 말한다.

한전은 매 분기 마지막 달의 16일까지 조정단가를 산업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달 16일은 추석 연휴로 인해 명절이 끝난 영업일인 19일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는 한전이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토대로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전의 누적 적자 및 물가 등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를 시작한다.

구체적으로 요금 조정 시기와 인상 폭 등을 검토한 뒤, 이를 기반으로 당정 협의를 거치는 순이다. 이후 산업부 산하 독립기구인 전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한전은 이렇게 결정된 최종안을 매 분기 마지막 달인 21일 공식 발표해 왔지만, 최근 그 시기가 늦어지곤 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당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한 달 넘게 지연됐을 정도다.

이떄부터 전기요금 인상도 미뤄졌다. 주택용 전기요금도 지난해 2분기부터 동결됐다. 지난해 4분기 대용량 산업용만 인상된 바 있다.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난에도 요금 인상을 동결하면서 누적 40조원이 넘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뒤늦게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자구책을 병행한 결과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마저도 분기 기준인 데다 별도 회계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이에 산업부에서도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과연 연내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려는데, 문제는 시점"이라며 "우선 (요금 인상 여부와 그 시점 등을) 검토 중이며, 추진하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부담이 평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평균 전기요금이 1년 전보다 7500원 증가한 6만3610원을 기록했다. 10가구 중 8가구는 전기요금이 전년 동월보다 늘었고, 113만 가구는 5만원 이상 전기료 부담이 급등했다.

게다가 올해 고물가와 고금리, 최저임금 인상 등 복합적인 경영 위기로 전기료 마저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에서 받은 '월별 일반용 전기료 체납건수 및 금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체납액은 569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69억7000만원)보다 37.8%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한 올해 겨울에 난방비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요금 인상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구체적인 시점을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 연내 인상할 것인지 확답하진 않았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수개월 간 노력했고 지금도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여당에서도 에너지 취약층을 위해 에너지바우처 등 지원을 이번에 확대했다. 전기요금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시점과 인상폭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점을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 연내 인상할 것인지 확답하진 않았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인상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요금은 정말 최소한의 수준에서 인상하겠다는 뜻"이라며 "최종적으로 국정을 최우선으로 정부에서 결정할 문제인 만큼 현재는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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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