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급성 충수염(맹장염)에 걸려 응급 수술이 필요했던 중학생이 2시간만에 겨우 수술받을 병원을 찾아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온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께 사하구의 한 집에서 A(15)군이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A군은 인근 의원에서 급성 충수염이 의심된다는 진단과 함께 상급병원을 가보라는 의료진의 소견을 들었다.

보호자는 119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A군의 상태를 설명했고 해운대구와 수영구에 위치한 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A군과 보호자는 오후 8시40분께 안내받은 해운대구의 한 병원에 도착했지만 해당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 외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보호자는 수영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도 수술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해당 병원은 "청소년은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보호자는 수소문 끝에 부산진구 온종합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날 오후 9시37분께 병원에 입원했다.

A군은 입원 다음날인 24일 오후 2시 복강경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보호자는 "첫 진료에서부터 입원하기까지 2시간여 동안 헤매며 충수염이 복막염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찾아간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이 인력 등의 여러 사유를 들며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데에는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의정 갈등의 해소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