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개월 자녀 살해·유기 20대 친모 2심서 형량 늘어

생후 3개월 아들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원심(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광주고법 제주 형사1부(부장판사 이재신)는 2일 살인 및 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27)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및 5년간 보호관찰 명령 등은 1심과 동일하게 내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 피해정도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1심보다 가중된 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절한 책임의 양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제주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검찰과 A씨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B군을 출산한 뒤 약 3개월 뒤인 12월23일 자정께 집에서 B군을 살해하고 같은날 오전 7시께 서귀포시 방파제에 유기했다.

당시 A씨는 아들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자고 있는 B군을 담요로 덮은 뒤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6시간 뒤 귀가한 A씨는 호흡 곤란으로 숨진 B군을 포대기와 지퍼가방에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약 1.3㎞ 떨어진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유기했다.

A씨는 또 B군을 키우면서 베이비시터를 고용했으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월세 등 임대료도 수 개월째 내지 않았다.

이밖에도 A씨는 애인 관계를 맺었던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신용대출을 받는가 하면 중고거래 사기 등을 통해 총 3억원을 편취했다. 범행에 쓰인 돈은 대부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B군의 출생신고 기록은 있지만 의무예방접종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서귀포시가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B군의 소재를 묻는 시청 직원에게 '아이는 아빠가 육지에서 키우고 있다'고 하거나 다른 아이의 사진으로 양육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육아가 힘들어 범행했다고 자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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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