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물납 주식 매각 대금 3조7000억원을 세입예산으로 편성한 가운데 지난해 2회 유찰된 경영권 없는 물납주식 매각이 실패할 경우 대규모 세입 결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세입예산'에 국세물납주식 매각 대금 3조7441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해당 세입 예산 항목의 올해 예산액인 533억5000만원 대비 3조6908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증가액의 대부분은 정부가 고액의 물납주식 매각을 감안해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매각에 실패한 물납주식 매각액을 세입으로 편성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넥슨 창업주 일가의 물납으로 납부한 상속세는 ㈜엔엑스씨(NXC)의 비상장 주식 85만1968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신규 수탁 당시 평가액은 4조7149억원이다. 해당 물납주식은 지난해 12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두 차례에 걸쳐 지분 공매에 나섰으나 모두 유찰됐다.

유찰의 원인은 엔엑스씨 지분 30.64%를 사들여도 창업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 67.67%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다 비상장사로 수익 거래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넥슨과 엔엑스씨 등 관계사 법인과 대주주가 다시 물납 주식을 되사오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특수관계인이 매수할 경우 물납 당시 평가액 이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엔엑스씨 물납주식의 약 80%인 3조70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할 수 있다고 가정해 세입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내년 물납주식 매각을 통해 충당할 재원 전체의 약 99%를 차지하는 규모다.

임광현 의원은 "물납주식 매각은 해당 물건이 금전 납부됐을 경우와 동등한 세입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하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성공보수를 앞세워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2년간 85조원의 국세 수입이 결손된 상황에서 부실한 대규모 세입 계획이 추가적인 세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 재정수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