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물딱진 후보 뽑아야제"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발길

"깨끗하고 야물딱진(야무진) 사람이 군수가 돼야지 않겠소?"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오전 전남 영광군 홍농커뮤니티센터. 홍농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온 지역 유권자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2년 전 반팔 차림으로 군수를 뽑으러 나섰던 군민들은 급작스레 다가온 가을철 재선거에 긴팔 두터운 옷을 걸치고 투표소로 향했다.

지역민들은 투표소로 향하는 길목에 내걸린 후보들의 현수막을 보면서 다짐과 공약을 다시 살폈다. 현수막을 빤히 바라본 한 유권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다가 투표소로 느리게 발걸음을 옮겼다.

투표는 대기 시간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신원 확인을 마치고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는 후보자 이름이 적힌 투표지를 들여다봤다. 굳은 결심이 선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기표소로 들어갔다.

지역민들은 후보들이 서로의 오점을 거론하면서 유세 활동을 펼치는 점에 피로함을 느끼는 듯 입을 모아 '깨끗한 사람'을 요구했다.

남은 군정 활동 기간이 2년여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그사이 군민들을 위한 두터운 복지에 힘 써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역민 60대 오모씨는 "선거 운동 기간 서로를 비방하는 지적에 유권자들이 지쳤다. 어느 누구라도 군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나마 비교적 깨끗하고 참된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본투표를 기대하는 남은 군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상호 비방을 멈추고 군정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공약을 우선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50대 김모씨도 "조만간 설치될 풍력발전소 문제 등 군정을 균등하고 균형 있게 책임지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군수로서 적임자"라며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군수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국명(82)씨는 "노후 지원은 여러 말을 해도 모자라다. 지역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병원 갈 수 있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영광을 만들어달라"고도 덧붙였다. 50대 최모씨도 "어르신들 사이 재산을 둔 격차가 극심하다. 공평한 분배보다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차등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광지역 재선거 사전투표는 이날과 12일 이틀 동안 영광 11개 투표장에서 진행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다. 본투표는 오는 16일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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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함평 사회부 차장 / 김민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