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와 공동연구, 반수체 유전형 정보 반영
표준 유전체로 소나무 질병 조기진단
송이 인공재배 기술 토대 마련…국제학술지 게재
국내 연구진이 반수체 유전형 정보를 활용해 소나무의 표준 유전체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는 천연기념물인 '정이품송'이 활용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반수체 유전형 정보를 반영한 소나무의 표준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21일 밝혔다.
반수체 유전형(Haplotype)은 반수체(Haploid)와 유전형(Genotype)의 합성어로, 부계 또는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각 염색체 유전정보의 집합을 의미한다.
소나무의 유전체(총 21.7Gb)는 인간 유전체(3.2Gb)의 약 7배로 거대하며 전체 유전체 중 70% 이상의 염기서열이 반복적이고 쌍으로 위치한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달라 해독에 어려움이 크다.
이번에 공동 연구진은 최신 유전체 조립방식인 페이징(Phasing) 기법을 이용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염색체를 각각 조립해 반수체 유전형(Haplotype) 표준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
또한 현재까지 공개된 겉씨식물 유전체 중 가장 높은 정밀성과 정확도를 확보,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 표준 유전체는 개체 간 유전체 염기서열의 차이를 비교할 때 기준이 되는 만큼 완성도와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표준 유전체 해독 대상은 한국의 대표적인 소나무인 속리산 '정이품송'이다. 수령 600년의 정이품송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후계목 복원을 위한 유전학적 가치가 높다.
표준 유전체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 작용 기능에 관한 생명현상의 핵심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질병 예방과 조기진단 등에 활용된다.
이번 소나무 표준 유전체 해독으로 부계 또는 모계 염색체 한쪽에만 존재하거나 둘 다 존재하지만 발현량이 다른 유전자들을 찾아 내 이들이 주로 환경 스트레스와 병해충 저항성에 연관돼 있음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가치를 인정받아 유전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에 20일 게재됐다. (논문명 : Haplotype-resolved genome assembly and resequencing analysis provide insights into genome evolution and allelic imbalance in Pinus densiflora)
해당 발표 논문의 유전체 정보는 기후변화로 인해 감소되는 소나무의 보호와 관리를 위해 ▲가뭄·폭염 등 환경스트레스에 강한 육종 소재 선발 및 기술 개발 ▲소나무재선충병을 포함한 나무의 병해충 질병 조기진단 기술 개발 ▲환경 적응성 표지자를 이용한 소나무 건강성 회복 연구에 이용될 수 있다.
또한 늦더위 현상으로 송이 생산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인공재배 기술 개발을 위한 송이와 소나무 상호작용 연구에도 활용가능하다. 과학원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와 질병 형질에 관한 유전변이를 확보할 수 있는 ‘소나무 범유전체 지도’ 구축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박응준 과장은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소나무 표준 유전체 정보는 기후변화와 산림 재해로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 소나무 숲의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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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