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앞둔 메밀밭 싹둑…제천비행장 관리 논란

이정임 제천시의원 "곡물 철거는 시민 혈세 낭비"

충북 제천시가 해마다 수억원을 투입하는 제천비행장 주변 꽃밭 조성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정임(제천 나) 제천시의원은 21일 제340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천비행장 메밀밭이 꽃을 피운 지 2주 만에 철거됐다"면서 "먹을 수 있는 곡물 철거는 시민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시는 올해 초 비행장 활주로 구간에 9~10월 꽃밭 조성을 목표로 1년생 흰색 메밀을 파종했다. 3억원을 넘는 예산을 들인 사업이지만 시는 메밀이 꽃을 피운 지 얼마되지 않아 모두 철거했다.

메밀을 베어낸 자리는 내년 4월까지 나대지로 방치될 예정이지만 시는 이달 초 2000여만원에 이르는 철거비까지 들여 메밀밭을 없앴다.

유사한 사업을 하는 강원 영월군이 메밀꽃이 피는 시기 붉은메밀축제를 연 뒤 메밀을 수확해 이듬해 다시 마을축제를 하는 것과 비교된다.


그는 "(영월군과) 같은 시기에 파종한 메밀을 왜 급히 철거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메밀보다 잡초가 많았다는 민원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관리도 엉터리였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시는 큰비에 메밀 일부가 쓰러졌고, 메밀이 여물어 땅에 떨어지면 내년에 또 싹이 나온다는 이유로 철거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하면서 "수확을 앞둔 곡물을 이렇게 베어내다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2022년부터 제천비행장 활주로 주변 4만3000㎡ 국유지를 임대해 백일홍, 버베나, 해바라기, 메밀 등을 심는 경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유채, 수레국화, 메밀 등 모종값 2억3000만원과 국유지 임대료 2700만원, 비료 등 물품구입비 4500만원, 환경정비 2000만원 등 3억2200만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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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