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재판장에 대한 탄핵 추진 움직임
서울고등법원장 "법원을 믿고 기다려 달라"
과도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관련해 발언도
중앙지법원장 "나름대로 역할하고자 최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정치적 압박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고법원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원에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 고법원장은 "법관 입장에서는 상당히 비감(悲感)한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 법원을 믿고 조용히 기다려주시면 우리나라 전체가 한 단계 더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을 믿지 못하고 이런저런 압력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누가 법관을 할 생각을 하겠나, 고되게 재판해야 하는 것을 어떻게 감당해 직분을 수행하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서 그런 행태들은 삼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판사 탄핵 추진 등 일부 정치권 지지자 등의 극단적인 행태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
앞서 수원지법은 지난 6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이 대표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되자 이 대표 측은 "불공정한 재판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재판부 재배당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 대표 지지자들 중심으로 판사 탄핵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편 김정중 서울중앙지법원장은 '허위 인터뷰를 통한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필요성과 관련한 언급하기도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법원에서 너무나 많은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 영장을 발부하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는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0%에 육박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법원장은 "언론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언론기관이라도 활동에 범죄 혐의가 있고, 강제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면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이스피싱이나 중고거래 사기 등 범죄에서 거래에 사용된 계좌 등 명의 확인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이 많이 차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압수수색 영장 부분은 실제 발부율이 77.8%로 확인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직수(수사개시)한 사건에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의 경우 42.6%나 일부 기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 재판에서 나름대로 법원의 역할을 다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과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김 법원장은 "단정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고 말씀 못 드리지만 수많은 기록 가운데 (법관들이) 영장 심사를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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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