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 유지에 매력적"…먹는 비만약 개발 경쟁 열기

미국 바이킹, 4분기 2상 시작…주가 급등
주사 주저하거나 감량 유지 매력적 옵션
"경구제 성공시 경쟁사에 타격줄수 있어"
국내사 디앤디파마텍·일동제약도 개발중

블록버스터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 '마운자로'에 쓰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먹는(경구제)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이 뜨겁다. 주사제로 투여 시작 후 더 편리한 경구제로 유지 치료 가능해, 경구제 개발이 성공한다면 경쟁사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올해 4분기 중 먹는 비만 신약 물질 'VK2735'의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지난주 주가는 비만 신약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19% 급등했다.

VK2735는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바이킹은 VK2735를 주사제 버전과 경구제 버전으로 병행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VK2735 경구제의 임상 1상 결과, 최대 40㎎ 용량으로 28일간 1일 1회 복용했더니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TEAE)은 경증 또는 중등도로 보고됐다. 탐색적 평가 결과 경구제를 투여받은 피험자는 기준선 대비 최대 5.3%의 용량 의존적 체중 감소를 보였다. 최고 용량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이와 함께 바이킹은 VK2735 피하주사 제형의 경우 규제 기관과의 임상 2상 종료 회의가 올해 4분기로 예정됐다고 밝혔다. 음식 섭취와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아밀린 작용제는 내년 임상시험계획 신청서 제출을 예상했다.

먹는 경구제는 지속적인 주사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나 이미 달성한 체중 감량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피하주사제로 투여 시작 후, 경구제로 유지요법이 가능해 경쟁사의 경구제 성공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바이킹의 경구제 체중 감소율 5~6% 이상 및 높은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이킹은 컨퍼런스 콜에서 시장이 예상한 것 보다 높은 용량(100㎎·경구)에서도 효능·내약성 데이터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을 언급하며 주가가 급등했다"며 "11월 비만 학회에서 업데이트된 경구제 1상 데이터도 발표될 예정이다. 고용량일수록 더 효과가 좋을 수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킹 역시 "경구제의 주요 이점은 환자가 피하주사에서 (동일한 분자를 사용하는) 경구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며 "이 점이 예상치 못한 안전성·내약성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환자와 의사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먹는 GLP-1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의 해당 신약 물질 'DD02S'는 지난해 미국 멧세라에 기술 이전됐으며, 올해 임상 1상의 첫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오랄링크'라는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통해 경구제 흡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GLP-1 '리벨서스'의 흡수율이 0.05~0.6% 수준인데, 오랄링크를 사용하면 5% 이상으로 높여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GLP-1 약물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주사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질이 안정적이며 상업화 측면에서 약물 디자인과 합성 등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 평가와 독성 평가를 통해 ID110521156이 가진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한 바 있다.

향후 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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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