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는 없었다'…카이스트, 사이보그 올림픽에서 '2연패'

KAIST-엔젤로보틱스, '워크온슈트F1'로 금메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이 사이보그 올림픽인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카이스트는 지난 2016년 제1회 대회 동메달, 2020년 제2회 대회 금메달에 이어 올해 열린 제3회 사이배슬론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켜냈다고 28일 밝혔다.



카이스트는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엔젤로보틱스 의장)가 이끄는 카이스트 엑소랩(EXO-Lab)과 무브랩(Move Lab),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F1'으로 지난 27일 열린 제3회 사이배슬론(Cybathlon)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사이배슬론은 로봇기술로 장애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스위스에서 처음 개최된 국제대회로 사이보그 올림픽이라 불린다.

매번 대회를 마친 직후 다음 대회의 미션들이 발표되고 전 세계 연구팀들은 주어진 미션을 통과하기 위해 4년여 동안 로봇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웨어러블 로봇 종목 뿐만 아니라 로봇 의수, 로봇 의족, 로봇 휠체어 등 8가지 종목이 열린다. 이번 제3회 사이배슬론 대회에는 총 26개 국가에서 71개 팀이 참가했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참가했다.

사이배슬론의 핵심인 웨어러블 로봇 종목은 의수나 의족 종목과 달리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이 로봇에 의존해 직접 걸으면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로봇기술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다.

실제로 이번 대회 때는 주어진 미션을 받고 많은 팀이 출전을 포기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도 반 이상의 연구팀들이 포기를 선언했다. 경기 당시에는 한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 총 6팀만이 참가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서 중도 포기한 팀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미션의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연구팀들이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일으켜 걷는 것도 버거운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 지팡이 없이 걷도록 한다거나 양손을 사용해 칼질을 해야 하는 등 무리한 미션이 많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팀은 주어진 미션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워크온슈트F1을 새로 개발했다. 모터가 장착된 관절이 6개에서 12개로 늘었고 모터의 출력 자체도 지난 대회보다 2배 이상 출력이 강화됐다.


특히 대회 미션과는 관계없이 착용자 스스로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걸어와 휠체어에서 도킹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부품은 국산화됐다. 로봇 디자인은 카이스트 박현준 교수가 맡아 사람과 로봇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 대회서 공 교수팀은 좁은 의자 사이로 옆걸음, 박스 옮기기, 지팡이 없는 자유 보행, 문 통과하기, 주방에서 음식 다루기 등의 미션들을 6분 41초 기록으로 성공했다.

2~3위를 차지한 스위스와 태국 팀들은 10분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2개 미션을 수행하는데 그쳐 애초에 적수가 없었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워크온슈트F1의 성능에 찬사를 보냈다.

이번 팀 카이스트의 주장인 박정수 연구원은 "애초에 우리 스스로와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따라와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워크온슈트F1의 다양한 기능을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팀의 하반신마비 장애인 선수로 출전한 김승환 연구원은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내 몸으로 알릴 수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공 교수팀은 지난 2020년 대회 이후로 엔젤로보틱스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2022년에는 의료보험 수가의 적용을 받는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M20'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3월에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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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