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에게 앙심을 품고 피해자 집에 몰래 들어가 살해하려다가 실패한 20대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증인 신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11일 오후 2시 2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미수,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심리했다.

A씨 측은 주거침입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의사는 없었다는 취지로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다만 기존에 신청했던 정신감정은 철회했으며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해 베란다로 추락시킬 의사가 있었는지 신문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 등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베란다 밑으로 떨어뜨리려고 했다는 진술이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각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고 그 각서가 1심 선고 당시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며 "각서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연락을 취하지 않는다고 기재돼 있는데 항소심에서 증인 신문을 하겠다며 피해자를 부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각서의 경우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작성한 것이며 법원에서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위해 소환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증인신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측 변호인은 추가로 의견을 정리해 의견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재판을 속행했으며 다음 재판은 오는 18일 오전 10시55분에 이뤄질 계획이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16일 오후 7시40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아파트 9층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B씨 집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몰래 들어가 화장실에서 나온 B씨를 살해하려다가 실패한 혐의다.

당시 팔로 B씨 목을 조르자 B씨는 베란다로 이동했고 A씨가 추락시키려고 했으나 반항,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와 2022년 10월부터 회사에서 함께 근무해 왔으나 범행 직전 B씨 부주의로 자신이 다쳤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다만 피해자에게 일방적인 적개심을 품고 사소한 이유로 살해하려고 시도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주거에 침입해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