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체부 임명...클래식업계 "예술행정 경험 전무"갸우뚱
문화체육관광부가 11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에 최정숙(53) 전 숙명여대 겸임교수를 임명하면서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 신임 대표는 숙명여대 성악과,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 프랑스 에콜 노르말 음악원을 거친 메조소프라노 성악가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숙명여대 성악과 겸임교수를 지냈고, 현재 지역문화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클래식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 신임 대표가 성악가 출신이기는 하지만 업계 활동이나 오케스트라 관련 경험 및 전문성 측면에서 이렇다 할 경력이 없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클래식 업계 관계자는 "오케스트라 운영이나 클래식 음악 기획, 예술행정 등의 경험이 전무해보이는데, 어떤 점에서 특화해 대표로 임명됐는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교향악단 대표를 성악가가 맡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을 것"이라며 "우선 교향악단의 생리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돼야 하고, 이전의 실적이나 능력을 토대로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임명돼야 한다. 의욕적으로 진행되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사업들을 승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임인 박선희 전 대표의 경우 지난 2019년 임명 당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금호문화재단)에서 국내 음악영재 발굴 및 클래식 음악 국제교류 등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내에서 첫 국제지휘콩쿠르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운영에서 호평을 받았다.
낙하산 논란과 관련 클래식계는 문체부 고위직과의 친분이 이번 임명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최 신임 대표를 임명한 건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첫 외국인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와 같은 학교를 나오기도 한 만큼 적극적인 소통으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1985년에 창단되고 2001년 재단법인이 된 코리안심포니는 2000년부터 예술의전당 상주단체로서 교향악 무대는 물론 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의 여러 작품의 연주를 담당해온 오케스트라다. 올해는 37년 역사상 첫 외국인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를 영입해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취임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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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