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전 회장 실소유, 이지원 측
'하드 무단 반출' 등 이유 직원 해고
법원 "회장 지시로 한일…부당 해고"
갑질 폭행 등 의혹으로 실형이 확정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12월, 양 전 회장이 실소유한 이지원인터넷서비스(이지원) 측이 '양 전 회장의 하드디스크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이지원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1월1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지원은 2003년 10월 설립된 웹하드 서비스 제공 회사로 양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전 회장은 위디스크 등을 실소유하며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갑질 폭행, 엽기 행각 등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4월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이지원은 2020년 6월3일 이지원이 직원 A씨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단이 옳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재심 판정 결과를 취소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지원에서 일하던 2018년 8월3일께 양 전 회장 자택에 있는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후 해당 하드디스크를 당시 이지원 대표이사로 있던 B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지원은 이듬해인 2019년 3월6일 A씨에게 '회사 자산을 즉시 반납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고, 2019년 12월23일 '허가 없이 회사 자산을 무단으로 절취해 외부로 반출한 뒤 반환요청을 무시했다'며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했고, 경기지방노동위와 중노위에서 차례로 부당 해고가 맞다는 판정을 받았다.
재판부도 경기지방노동위와 중노위 판정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 전 회장의 컴퓨터가 이지원 자산인지 불명확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A씨가 양 전 회장의 하드디스크를 B씨에게 전달한 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이는 양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양 전 회장 지시도 없이 그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반출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A씨가 하드디스크를 B씨에게 전달한 시점은 2018년 8월께이기 떄문에 2019년 3월께 A씨가 반환 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B씨는 이미 해당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제출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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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