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윤 갈등' 도화선 됐던 한명숙 사건…윤석열 또 웃었다

공수처서 무혐의 된 '한명숙 감찰·수사 방해'
한동수·윤석열 갈등, '추·윤 대결'로 번지기도
추미애가 尹 징계 청구했지만 무혐의 판단
후임 장관 박범계, 합동감찰로 윤석열 겨냥
결국 공수처서 불기소…尹, 秋에 '연전연승'

사상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로 번졌던 '한명숙 모해위증 교수 수사방해' 사건에서 다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웃게 됐다. 추 전 장관은 이 사건으로 윤 후보 징계를 밀어붙였지만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가 물러난 뒤에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바통을 물려받았으나, 윤 후보의 책임 입증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된 윤 후보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공수처 수사에 앞서, 이른바 '추·윤 갈등'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0년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채널A 사건'이 처음 불거지면서 추 전 장관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윤 후보의 측근이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검찰총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고 감찰을 진행하려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또 비슷한 시기에 검찰이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증인들에게 위증을 시켰다는 의혹의 보도가 나왔고, 당시 검사들을 조사해달라는 진정서가 법무부로 접수됐다. 한 부장은 진정사건을 넘겨받아 감찰을 하려 했지만 윤 후보가 대검 인권부의 소관이라고 맞서며 양측이 다시 충돌했다.

이 두 사건이 사실상 '추·윤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추 전 장관은 헌정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후보가 채널A 사건에 대해 지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대검 감찰부와 인권부가 동시에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감찰부가 추가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추 전 장관은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내면서 윤 후보를 견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이후 추 전 장관은 윤 후보 징계를 추진하면서 이 사건들을 그의 혐의로 포함했다. 하지만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채널A 사건 일부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하고,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윤 후보가 감찰을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무혐의 판단했다.

대검은 지난해 3월 한 전 총리 사건에 연루된 이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그런데 임 담당관 등이 처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뒤이어 취임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다시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추가로 논의를 하도록 했다.

한 부장을 포함한 대검의 부장(검사장)들과 전국 고검장들 역시 기존 무혐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박 장관 지시로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추가로 합동감찰을 벌였다.


4개월여 동안 이어진 합동감찰에서도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징계를 받지 않았지만, 법무부는 "임 담당관이 모해위증으로 재소자 증인들을 입건하겠다고 보고하자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을 자초했다"며 윤 후보 등을 겨냥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윤 후보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공수처는 곧바로 법무부와 대검을 압수수색해 합동감찰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임 담당관을 시작으로 한 부장,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등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면서 윤 후보의 혐의 입증에 나섰다.

그러나 공수처 역시 직권남용 등의 죄를 묻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윤 후보가 사실상 '연전연승'을 하게 된 분위기다.

한편 임 담당관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처분에 대해) 짐작했다"며 대선 이후 재정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정신청'이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해당 처분의 당부를 가려 달라고 직접 법원에 신청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그는 "빨리 자료를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선거 전에는 역풍이 불 것 같다"며 "부패신고서와 자료 공개도 선거 이후에 하려고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