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22년 만 최대 증가…'코로나발 고용 참사' 끝났다?

통계청 1월 고용 동향 분석해보니
'3040 고용' 코로나발 악영향 여전
30대 유일하게 '쉬었음' 인구 증가
파트 타이머 2년 전보다 42만 많아
"취업자 수 증가 단기 일자리 의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14만 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약 22년 만의 최대 폭 증가에 정부는 "고용 상황이 양·질적으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호평 일색이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발 경제 위기가 시작된 작년 1월과 비교해서 나타난 기저 효과 덕분이다. '경제 허리' 3040의 고용 지표는 여전히 나쁘고, 주당 36시간 미만 일하는 '파트 타이머'도 큰 폭 증가했다.

통계청이 지난 16일 내놓은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같은 달 취업자 수는 2695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13만5000명 증가했다. 2000년 3월 121만1000명 이후 21년 10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기획재정부는 즉각 '1월 고용 동향 분석' 보도 자료를 통해 "신산업 등 민간 부문 창출 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고용 시장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졌다"며 "숙박·음식,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 주요 피해 부문·계층의 고용이 회복되는 등 어려운 계층 상황도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반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취업자 수가 100만 명 이상 증가한 데 대해 남다른 감회가 든다"는 소회를 밝히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그동안의 고용 시장의 양·질적 개선 흐름이 지속되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개선세가 비교 기준인 2021년 1월 취업자 수가 98만2000명 급감한 데 따른 기저 효과에 크게 기인한다는 점이다. 올해 증가분에서 지난해 감소분을 빼면 그 폭은 15만3000명 수준으로 확 줄어든다.

연령별 편차도 심했다. 30대 취업자 수는 2만2000명, 40대는 2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1월 감소분(30대 마이너스(-) 27만3000명, 40대 21만 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통계청은 "3040의 취업자 수 개선세가 저조한 것은 인구 감소 탓"이라면서 "고용률을 봐 달라"고 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월 30대 고용률은 2.3%포인트(p), 40대는 1.9%p 하락했는데, 지난달에는 30대 1.8%p, 40대 1.0%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첫해의 하락 폭을 상당 부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다른 연령대의 고용률 회복세와 비교하면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달 20대 고용률은 4.9%p, 50대는 2.7%p, 60세 이상은 2.3%p 상승했다. 20대의 경우 취업자 수도 32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인구가 감소하는 20대의 고용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점은 3040이 고용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일을 무작정 쉬는 30대도 증가했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를 보면 전 연령층 중 30대만 유일하게 9000명이나 증가했다. 20대는 6만3000명, 40대는 1만3000명, 50대는 6만 명, 60세 이상은 1만2000명 감소했다.


1월 고용 시장에서 일자리의 질이 좋아졌다고 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같은 달 주당 36시간 일하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14만7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 지표는 2019년 1월과 비교하면 41만5000명 감소로 마이너스 전환된다.

반면 1월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569만8000명으로 2019년 1월 455만6000명 대비 114만2000명 증가했다. 1월의 고용 호조세가 단시간 일하는 '파트 타이머'가 불러온 착시 현상에 가깝다는 얘기다.

고용 지표를 전일제 방식으로 계산하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해진다. 전일제 방식은 취업자 수를 '취업 시간'을 중심으로 집계한다. 예를 들어 주당 40시간 근무자를 취업자 1명으로 본다고 가정하면 20시간 근무자는 0.5명이 된다. 현재 통계청은 20시간을 일하든 40시간을 일하든 취업자 1명으로 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4일 내놓은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일제 기준 지난해 취업자 수는 109만3000명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전일제 취업자 수가 209만2000명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박기성 성신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상황이 외형적으로는 나아졌지만, 질적으로는 후퇴했다"면서 "2017년 이후 취업자 수 증가가 주로 정부의 단시간 공공 일자리 정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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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