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샤넬 등 가방값 두자릿수대 상승
인상해도 소비자 반발 없어…"호사누려"
명품 브랜드들은 다른 소비자 브랜드들과 달리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도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세계적인 명품 대기업들은 핸드백, 의류, 신발, 보석 등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은 없다고 전했다.
세계적 투자그룹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산하 연구기관인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루이비통, 펜디, 지방시, 태그호이어, 불가리, 티파니앤드코, 쇼메, 모에샹동, 헤네시 등의 브랜드를 이끄는 LVMH는 이주 전세계 핸드백 가격을 두자릿수 인상했다.
번스타인은 루이비통 브랜드의 글로벌 핸드백 가격 인상이 평균 6~7%로 나타났다고 추산했다.
일부 시장에서는 인기 핸드백의 가격이 무려 25%나 올랐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한 가방 모델이 3만 위안(약 556만원)에서 3만7500위안(약 708만원)으로 올랐다.
고급 브랜드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제품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받지 않고 가격을 올릴 수 있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비용을 전가해야 하는가를 놓고 고민하는 대중 소비자 브랜드와 대조적이다.
버나드 아르노 LVMH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다른 회사들과 그룹들에 비해 유리하다"며 "가격에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다. 우리에게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대응할 방법과 수단이 있다"고 했다.
구찌,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등을 소유한 명품기업 케링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장마크 듀플렉스는 이날 "지난해 수익성을 지켜 가격 인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까르띠에가 속한 명품 브랜드 콩파니 피낭시에르 리셰몽 측은 최근 몇 달간 일부 시계와 주얼리 가격을 인상하고 있고 베르사체와 지미 추가 속한 카프리홀딩스의 사장 존 아이돌은 이달 초 실적발표에서 이들 브랜드의 의류와 신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넬 역시 핸드백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명품 부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매출이 크게 하락한 2020년 이후 이미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봉쇄책이 완화되면서 명품 소비 수요가 급증했다.
제프리스 그룹의 분석가 캐스린 파커는 명품업계가 2022년에도 강력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 업체들이 고객들을 겁주지 않고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며 "명품은 정말 면책특성이 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을 때에도 비용 상승폭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는 올해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명품 매출이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시가총액 기준 업계 1위인 LVMH는 작년이 역대 최고의 해였다고 지난달 밝혔다. 매출은 642억 유로(약 87조2240억원)으로2020년 대비 44% 늘었고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 증가했다.
케링은 2020년 매출액이 176억 유로로 2019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이익은 32억 유로로 38% 증가했다.
케링의 최대 브랜드지만 최근 성장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구찌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019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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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