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당한 드베이바, "국민이 선출한 과도정부에만 정권이양"
6월 선거 제안하며 '버티기'..정국 혼란
지난 해 의회로부터 불신임을 당한 리비아의 압둘 하미드 모하메드 드베이바 총리는 의회가 새 총리와 임시 정부를 임명할 경우 10년동안 내전으로 혼란을 겪은 리비아가 다시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21밤(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드베이바총리는 이 날 연설에서 자신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에게만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또한 보기에는 비현실적인 듯한 6월에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드베이바총리는 임시정부를 세우려는 어떤 노력도 "무모한 짓"이자 "희극"이며 결국 또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하원에서 파티 바샤가 총리 지명자를 수반으로 하는 새 임시정부를 승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 혼란을 향해 권력을 넘기는 짓은 어떤 것도 수락하지 않겠다"며 경고한 것이다.
드베이바총리의 경질 움직임은 산유국인 리비아에서 10년동안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따라 드베이바의 감시하에 지난 해 12월 첫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려던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선은 원래 12월 2일로 정해져 있었지만 내전 당사자인 정부와 동부 군벌 간에 선거법과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이견과 논쟁이 계속되면서 연기되었다. 이에 라이벌 국회의원들은 드베이바 총리의 정부는 12월 24일로 끝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부에 자리잡은 의회는 이 달 초 서부 도시 미스라타 출신의 강력한 전 내무장관 바샤가를 신임 총리로 지명하고 새 임시 정부 조직을 의뢰했다. 바샤가는 이번 주 안에 의회에 새 정부 조직안을 제출해야한다.
바샤가의 지명은 앞으로 14개월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21연설에서 드베이바총리는 8쪽에 달하는 연설중에 '전쟁'이란 단어를 8 번이나 말했다. 그는 의회의 움직임이 "전쟁과 혼란"만을 일으킬 "실패한 음모"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 동안의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벌인 동부의 칼리파 히프터장군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실패했다며, 그를 국가에 "정치적 혼란"을 불붙이는 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2019년 수도 트리폴리 탈환작전까지 벌였던 히프터 사령관으로부터는 아직 반응이나 언급이 없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리비아 지도자들이 대화와 합의에 의해 새 정부의 틀을 짜주기 바란다. 트히 용감하게 투표에 나서서 유권자 등록까지 마친 리비아 국민을 위해, 오직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마음에 두고 협상에 임해달라"는 유엔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유엔사무총장의 리비아 특사인 스테파니 윌리엄스가 21일 튀니지에서 리비아정당 대표 등 주요 인물들과 회동했다고 밝혔다.
드베이바는 6월말에 개헌 국민투표와 의원선거 등을 동시에 실시한 뒤에 영속적인 새 헌법을 마련한 뒤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자는 4개항의 계획을 제안했다. 대통령 선거의 날짜는 못박지 않았다.
전쟁과 혼란에 신물이 난 리비아 국민들을 회유하기 위해서 드베이바는 이 선거들을 추진할 이른바 "진정한 국민 운동" 주체를 선출하자고 호소했다.
리바아의 싱크탱크인 사덱연구소의 아나스 엘-고마티 소장은 드베이바가 제안한 정치 일정은 이 나라의 깊은 정치적 불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국회의 막강한 실력자인 아길라 살레 하원의장을 제거하기 위한 제안이라는 것이다.
살레 의장은 드베이바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며 이번 총리 불신임과 내각 교체를 주동한 인물들 가운데 주동자이다.
고마티 소장은 " 바샤가가 무력으로 히프터사령관을 등에 업고 다른 정부의 수립을 추진한다면, 결국 내전은 재발하고 선거는 더욱 더 멀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비아는 2014년 논란이 많은 의회 선거 이후로 나라가 무장반군과 외국 정부가 후원하는 정부의 두개로 쪼개져 내전이 계속되어 오면서 한 번도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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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