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인수위 조직개편 재검토해야" 반발
내달 초 초안…'여소야대 험로' 속 소폭 개편 전망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정원이 13만명 늘어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작고 유능한 정부'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따라 비대해진 현 정부 조직이 대거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공직사회의 반발이 거센데다 국회의 '여소야대' 상황 속에 큰 폭의 정부조직 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행정부 공무원 총 정원은 115만6952명이다. 이 가운데 행정부 국가 공무원이 75만824명(64.9%), 지방공무원이 38만819명(32.9%)을 차지한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말(102만9471명)에 비해 12만7481명(12.4%)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다. 공무원 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평가받는 노무현정부(7만4445명·8.23%) 때보다도 크다.
이에 앞서 김영삼정부 때는 4만9581명(5.59%) 늘었고,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대중정부는 공무원 수를 3만1494명(3.37%) 줄였다.
문재인정부는 그간 공무원 증원 규모가 이전보다 큰 것은 사실이나, 국민안전 및 생활밀접 분야 현장 인력 위주로 충원이 이뤄졌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성과와 관계없이 급여를 받고, 정년이 보장되며, 퇴직 후 적지 않은 연금을 받는 공무원 증원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고정 비용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지난해 지방직을 제외한 국가 공무원 인건비는 총 40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어섰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첫 해인 2017년 33조4000억원에서 2018년 35조7000억원, 2019년 37조1000억원, 2020년 39조원으로 매년 대폭 증가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41조3000억원이다.
문재인정부 5년간 중앙정부 공무원 인건비는 7조9000억원(23.7%) 늘게 되는 셈이다. 지방공무원 등까지 포함해 향후 정년을 마칠 때까지 지급해야 할 인건비와 연금 등을 모두 감안하면 재정 부담은 더 늘어난다.
또 공무원 증가는 민간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와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 조직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작고 유능한 정부'를 수차례 강조해온 만큼 정부의 규모를 대폭 줄인 이명박(MB)정부와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로부터 '17부 5처 16청' 조직을 이어받아 '18부 5처 17청'으로 출범했고, 2020년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에 따라 '18부 5처 18청'이 됐다. 이명박정부는 '18부'에 달하는 전임 정부를 '15부'로 축소했다.
현재로서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확실시되지만 기존 기능과 역할을 흡수할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교육·과학기술 부처 통합과 통일부의 업무 조정, 금융위원회 금융정책 업무의 기획재정부 이관 등도 관심사다.
다만 윤 당선인의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해야 하는 만큼 녹록치 않아서다.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개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거대 야당과 협치를 할 수 있느냐가 조직 개편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번 늘린 공무원 수는 줄이는 게 힘든 만큼 반발이 큰 공직 사회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도 중요할 전망이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인수위의 일방통행식 '작은 정부' 개편안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소통은 고사하고 정치 권력의 입맛에 따른 5년 주기의 잦은 조직 개편으로 현장의 저항감과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당장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원일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인수위가 (정부 조직 개편안을)논의하고 검토를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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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