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수입 '역대 최고'…유가 급등 무역수지는 다시 적자

산업부, '수출입동향 발표'…"수출 확대 추세"
반도체·석유화학 수출액 1위…주력 품목 강세
'중국·미국·아세안' 3대 시장에서도 최고 실적
러시아·우크라 사태 영향…對CIS 수출 38%↓
무역수지 -1.4억 달러…한 달 만에 적자 전환

 지난달 수출액과 수입액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국제유가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 코로나 확산 등에 따른 교역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추세다.



◆3월 수출 634.8억 달러로 66년 만에 최고치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8.2% 늘어난 634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무역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존 최고치인 2021년 12월(607억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7억40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수출액은 27억6000만 달러로 23.4% 늘었다. 기존 최고 실적이었던 지난 2월(26억9600만 달러) 수치를 경신하면서 월간 수출액과 하루 평균 수출액 모두 역대 1위에 올랐다.

산업부는 "지난 3월은 대선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일 적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도 하루 평균 수출은 지속적인 확대 추세에 있다"며 "수출 펀더멘탈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액이 각각 전년 대비 38.0%, 14.8% 늘어난 131억2000만 달러, 54억2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반도체는 11개월 연속 100억 달러대의 수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확산 등에 따른 수요 확대로 글로벌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의 경우 고유가 기조로 제품 단가가 오르면서 수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이유로 석유제품 수출액도 52억1000만 달러로 90.1% 대폭 늘었다.

이외에 무선통신(44.5%), 디스플레이(48.4%), 철강(26.8%), 바이오헬스(24.2%), 컴퓨터(33.0%) 등 다른 주력 품목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수출액은 39억7200만 달러로 9.7%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일본 지질 등 공급망 차질 요인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중국(156억3000만 달러·16.6%), 미국(95억6000만 달러·19.9%), 아세안(120억3000만 달러·44.4%) 등 3대 시장에서 모두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 지역으로의 수출은 전체 실적의 약 57%(2021년 기준)를 차지한다.

아울러 중동(15억1000만 달러·17.4%), 중남미(25억6000만 달러·25.6%), 일본(27억6000만 달러·14.4%), 인도(15억1000만 달러·12.9%) 등에서도 호조세를 유지했다.

반면 대(對)유럽연합(EU)수출액은 62억 달러로 2.0% 줄었다.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지만 지난해 3월 수출 급증에 따른 역(逆)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하는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은 37.7% 감소한 6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러시아로의 수출은 40%가량 줄었다. 특히, 자동차(-82.7%), 차부품(-72.3%), 일반기계(-44.7%) 등 주력 품목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출은 95% 이상 감소하면서 주요 품목인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수입 급증에 무역 적자…"무역 리스크 대비해야

지난달 수입액은 27.9% 늘어난 636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8년여 만에 배럴당 110달러 선까지 오르면서 우리 수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161억9000만 달러로 한 달 새 84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역시 월간 기준 최대치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당분간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에너지 가격 동향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며 "다만 오는 4월부터 에너지 수입 물량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올해 초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아지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1억4000만 달러 적자 전환했다.

산업부는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 무역수지는 양호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우리와 산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최근 에너지 수입 급증 영향으로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달 적자 규모는 6697억 엔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에너지 수입액이 큰 프랑스와 미국도 각각 1월과 2월에 80억 유로, 84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에서 "최근 유례없이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번 3월에 근소한 차이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 코로나 확산 등 우리 무역·공급망 전반에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무역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