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은 들어오는데 땅은 사유지… '황금산 정비' 딜레마

경기 남양주시 황금산이 신도시 조성으로 아파트에 둘러싸이게 되면서 때아닌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민들에게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으로 각광받으면서 정비 요구가 빗발쳐 발생한 일인데 등산로 대부분이 사유지여서 정비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6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남양주시 지금동에 위치한 황금산은 지난해 경기도가 실시한 유동인구 분석에서 도내 11위에 오를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산이다.

해발 128.6m로 낮은 동산에 가까운 황금산은 직선 코스 이용 시 입구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불과 600m에 불과해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휴식처로도 사랑받고 있다.

문제는 주변에 다산신도시가 들어선 뒤 방문객이 급격히 늘면서 산 아래에 문화공원이 조성돼 있음에도 각종 시설물 설치 요구나 정비 요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황금산 방문객들은 시에 휴식장소나 전망데크를 추가 설치해달라거나 조명시설을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산 대부분이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한 사유지여서 이들의 동의 없이는 시설물 설치는 물론 정비도 진행할 수 없다.

그러나 토지주 중 상당수가 정비 때마다 반대 입장을 보여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일부 토지주는 이미 설치된 시설물의 철거를 요구할 정도로 관리나 정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이처럼 토지소유주들이 정비를 반대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유지임에도 사실상 등산로처럼 사용돼 펜스를 치지 않는 이상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데다, 시가 조성한 7개 등산로 외의 길을 이용하는 등산객들도 있어 묘지 훼손을 우려하는 토지주도 적지 않다.

이에 일부 토지주들은 차라리 시가 황금산을 매입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전체 보상비용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매매 거부 시 토지 수용도 어려워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민원 해결을 위해 휴게시설이나 정비를 하려고 해도 토지소유주 동의를 받기 어려워 아직 일부 막힌 구간도 있는 상태”라며 “매입은 부지가 넓고 예산도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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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