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지연' 청주 예식장, 예약취소 통보에 예비부부 200쌍 '충격'

"시간·정신적 피해 커……예식장 무책임한 처사" 분통
예식장 "공사 지연 죄송…계약금 환불 신속히 진행해"

충북 청주 한 예식장이 건설 지연을 이유로 느닷없이 예약 취소를 통보해 예비부부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피해 부부는 200여쌍으로 이들은 해당 예식장에 시간적·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예비 신부 A(30)씨는 최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건설중인 한 예식장으로부터 예식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A씨는 오는 11월 이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예정돼 있었다.

이 업체가 A씨에게 보낸 예식 취소 결정문에는 "시공사로부터 국내외적 상황으로 기간 내 완공이 어려워 보인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시급하게 혼례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고, 환불을 진행해 드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환불 대상은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이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예정된 예비부부들이다.

A씨는 "예식장에서 메일을 통해 예약 취소 신청서를 보내왔는데 업체의 잘못인 상황에 취소를 강요하는 것 같아 너무 기분이 나쁘다"며 "1년 전부터 결혼 날짜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았다. 급하게 결혼식장을 알아봤지만, 청주권 내에는 올해 자리가 있는 곳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갑작스러운 예식장의 취소 통보에 예비 부부들은 신혼여행 항공비 위약금 등 수백만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환불 규정에 따라 예식장 측에서 해당 예비 부부들에게 줄 환급금은 계약금을 포함한 100만~200만원 수준이다.

이들은 금전적 손해에 정신적, 시간적 손해까지 입었다며 해당 예식장에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예비부부들은 진천, 괴산 등 인근 지역의 예식장 일정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피해자 B(31)씨는 "최근 격리 없이 국제선을 탈 수 있다는 소식에 신혼여행을 해외로 잡았는데 예식장의 취소 통보로 항공료 위약금을 물게 됐다"며 "결혼식 날짜가 바뀌어 결혼식 이벤트 회사에도 위약금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하나뿐인 결혼식을 원하는 곳과 원하는 시간에 하지 못하는 데 너무 화가 난다"며 "시간적, 정신적 피해가 너무 크며, 코로나 핑계로 예식 취소를 통보한 것은 사업체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이들과 같은 피해를 본 예비 부부는 200여쌍에 달한다.

당초 지난달 말 오픈이 예정돼 있던 이 예식장은 지난해 말에도 올해 4~6월 결혼식을 앞둔 예비 부부들 100여 쌍에게 예약 일정 조율 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 건설자재수급지연에 따른 준공 지연이 이유였다.

해당 예식장은 6일 피해를 본 예비 부부 200여쌍에게 계약금 환불을 완료했다.

예식장 관계자는 "건설자재 수급 부족으로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여 드리기 위해서 계약금 환불을 신속히 진행했고 앞으로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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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