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최소 간부직원과 일정 검토…18일 첫 출근
20억대 벤처주식, 매각·백지신탁할 것으로 보여
윤석열 정부의 초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15일 정치권과 중기부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방역절차를 마친 후 첫 보고를 받으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요청서 작성을 위한 서류발급 등 개인 일정 후 오후에는 국회 일정을 소화했다. 또 주말 동안 최소한의 간부직원과 함께 향후 일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18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삼희익스콘벤처타워에 마련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한다.
이 후보자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로 수많은 중소벤처, 소상공인들이 고통받고 계신 중차대한 시기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그는 "남아있는 과정을 잘 거쳐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난 20년 동안 저와 함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서로에게 의지가 됐던 중소벤처, 소상공인 여러분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제가 늘 노력해왔듯이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의논하고 경청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광운대 수학 학사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수학과 석사·수리과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2000년 정보기술(IT) 보안 전문기업 테르텐을 설립한 1세대 여성 벤처 창업가 출신이다. 테르텐의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신생 벤처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일궈냈다.
이 후보자는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는 유일한 벤처기업 출신이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 진출 전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코로나19로 가중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재도약을 돕고 벤처 생태계 혁신에 노력해왔다.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중소·벤처기업 기 살리기 패키지 3법'도 이 후보자가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 후보자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해 "신생벤처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일궈 낸 벤처기업인 출신"이라며 "국회에서는 중소기업과 벤처 육성을 위해 왕성한 의정활동 해왔고 정무감각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과정에서는 디지털데이터 패권 국가로 가기 위한 비전을 함께 설계했다"며 "우리 경제와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벤처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재산은 약 4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억원 상당이 벤처기업 비상장주식으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기재산변동신고를 살펴보면 이 후보자의 재산은 40억9354만원이었다. 전년보다 3억7653만5000원이 증가한 액수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비상장주식이다.
이 후보자는 와이얼라이언스 주식 4만2000주와 테르텐 주식 17만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 후보자가 설립했다. 그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의 합계 평가액은 20억2439만2000원이다. 와이얼라이언스는 벤처캐피탈 회사다. 테르텐은 정보기술(IT) 보안 전문업체다.
관심은 이 후보자가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처분할 지 여부다. 공직자는 재임 기간 3000만원 이상의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게 공직자윤리법의 내용이다. 주식을 보유한 경우 임명 2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이 후보자는 과거 주식 보유 문제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정무위원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로 교체한 적이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이 후보자가 보유 중인 주식은 중기부 장관 직무와의 이해충돌이 명백해 보인다"며 "그는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할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거부한다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법적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을 수락했다는 것 자체가 관련 법을 이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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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