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당국 "北서 핵물질 생산 계속…핵실험 재개 가능성"

"플라토늄 프로그램 유지, 우라늄 농축 확장 중일 수도"
"김정은, 핵·ICBM 전체주의 통치 보장 수단으로 생각"
"北 지상군, 군사력 핵심이자 주된 한국 위협 수단"

미국 정보 당국이 북한 내 핵물질 생산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0일(현지시간) 전세계적 위협에 관한 상원 군사위 청문회 서면 증언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핵·재래식 역량 확장·증진 노력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역내 안보 환경을 자기 입맛에 맞게 재구성하려 주기적으로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런 행동은 (군사) 역량 개발·입증, 그리고 어쩌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재개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3월 ICBM 시험 발사를 감행, 핵·ICBM 모라토리엄을 파기했다.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는 북한의 지하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김정은은 여전히 자국 핵무기 확장과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에 강력하게 전념하고 있다"라며 "북한의 계속되는 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은 핵 운반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라고 했다.

그는 뒤이어 "북한에서 핵분열물질 생산은 계속된다"라며 플라토늄 프로그램이 유지되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확장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 1월 북한이 ICBM이나 올해 중 핵실험 등의 긴장 유발 행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헤인스 국장은 북한의 비행체 실험을 "미국 전역으로 핵탄두를 나를 수 있는 미사일의 유형과 수를 늘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또 "북한은 계속 해상 기반 핵타격 역량을 추구한다"라며 지난 2021년 10월 SLBM 시험 발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날 "우리는 김정은이 핵무기와 ICBM을 그의 전체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북한 통치를 궁극적으로 보장하는 수단이라고 본다고 평가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김정은이) 시간이 지나며 핵보유국으로 국제적 인정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또 "(김정은은) 현재 수준의 정권에 대한 압박, 그리고 제재와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이런 접근법에 근본적으로 변화를 요구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다.

헤인스 국장은 아울러 "김정은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신은 물론 한국보다 전략적 우위를 달성하고자 한다"라며 "아마도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과 한국을 향한 상징적인 제스처 사이에서 자꾸 입장을 바꿈으로써 한·미 동맹을 계속 약화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이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관한 미국과 한국 간 접근법 차이를 이용하려 하리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헤인스 국장은 또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 등 정권 우선순위에 돈을 대려 계속 사이버 절취와 유엔 금지 물품 수출에 관여하리라 평가한다"라고 했다.

북한 WMD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생화학무기(CBW) 역량은 여전히 위협"이라며 북한이 충돌 또는 비재래식·비밀 작전에 이런 무기를 쓸 수 있다는 정보 당국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사이버 프로그램은 정교하고 날렵한 스파이 행위, 사이버범죄, 공격 위협을 제기한다"라며 "북한은 기습적인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라고 했다. 또 북한 연계 사이버 행위자들이 언론, 당산 기업 등에 스파이 행위를 해 왔다고 했다.

헤인스 국장은 "북한은 김정은에 외부 개입을 막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틈새 역량에 계속 투자함으로써 미국, 동맹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 방어 체계 회피를 목표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극초음속활강체(HGV) 실험을 계속하리라고도 했다.

같은 청문회에 출석한 스콧 베리어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 프로그램에 전념한다"라며 "북한 지도부는 전략적 핵·미사일 억지력 확장을 체제 안보를 보장하고 강압적인 군사 위협과 행동을 가능케 하는 데 필수라고 보는 듯하다"라고 했다.

베리어 국장은 "우리는 북한이 2022년에도 계속 핵, 미사일, 군사 현대화 노력을 이어가리라고 예상한다"라며 "김정은은 이런 개발을 향후 가능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강화하려는 데 쓸 것으로 보인다"라고도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의 힘과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지도부는 추가로 다양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실험, 사이버 공격 수행 또는 또 다른 핵무기 실험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책과 한국의 군사 현대화 등을 빌미로 자신 행동을 정당화하리라는 전망도 내놨다.

베리어 국장은 김 위원장이 ICBM이나 핵실험으로 인한 중대한 외교·경제적 반발도 감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이 제재 회피와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통해 방위 역량을 증진하고 관련 자금을 대기 위한 정교한 해킹 프로그램도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올초부터 북한이 행한 IRBM, ICBM, 순항미사일 및 HGV로 알려진 미사일 실험 등을 해왔다고 지적하고, 액체 추진 미사일에서 고체 추진 미사일로 넘어가려는 시도를 계속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북한인민군(KPA) 지상 병력을 군사력 핵심이자 주된 한국 위협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KPA 지상 군단은 약 100만 명의 현역 병력과 수천 개에 달하는 장거리 포 및 로켓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북한 공군의 경우 900개 이상의 전투기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헤인스 국장은 중국 핵전력을 두고는 "근본적으로 핵무기를 확장하고 다양화하리라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했다. 또 "그들(중국)은 우리 간섭에도 군이 대만을 차지할 수 있는 효율적 입지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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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