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만명 확진 예측"…거리두기 없이 백신·치료제로 대응

재유행 시기 당초 예측보다 2~3개월 빨라
위중증 최대 1450명·사망 하루 150명까지
개인 방역·아프면 쉬기 '참여형 방역' 유도
'과학방역' 대신 '과학적 코로나 위기관리'

오는 8~9월 하루 최대 20만명대 규모의 코로나19 재유행이 일어날 것이라는 방역 당국의 예측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4월 종료됐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활하는 대신 백신과 치료제 등으로 의료체계로 우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인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13일 오전 청주 오송 질병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여름철 재유행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전파율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전파율을 가장 낮은 21.5%로 가정했을 때 10월10일 최대 16만5700명 규모의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달 말 2만3300명, 8월 말 7만800명, 9월 말 15만5800명이 발생하며 점차 규모가 커진다는 구상이다.

전파율을 31.5%로 설정하면 9월26일께 18만4700명 규모의 정점이 나타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이달 말 3만명, 8월 말 11만1800명, 9월 말 18만2300명으로 유행이 더 가팔라진다.

전파율을 가장 높은 41.5%로 가정할 경우 9월16일께 최대 20만6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달 말 3만8300명, 8월 말 16만1000명, 9월 말 17만3900명으로 증가세가 가파른 편이다.

지난 4월 전망 당시에는 하반기 재유행이 11월 중 약 16만~17만명 규모의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2~3개월 더 앞당겨진 것이다.

방역 당국이 모델링 예측을 의뢰한 민간연구진의 경우 6팀 중 6팀 모두 8월 중 5만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4팀은 9월 중 10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점 시기에 대해서는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다양했으며, 그 규모도 최대 10만명에서 16만5000명까지 폭이 넓었다.

위중증 환자는 최대 1450명, 사망자도 하루 최대 15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3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67명, 사망자는 12명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최대 1200~1450명의 위중증 환자가, 같은 기같 하루 최대 90~100명대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연구진 중 한 팀은 중환자가 1000여명, 사망자는 하루 15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자연면역과 백신 인공면역이 감소하는데다 전파력이 높고 면역을 뚫는 성질의 BA.5 변이가 우세화된에 따라 예상보다 조기에 여름철 유행이 확산한다고 봤다.

방역 당국은 다만 이를 '6차 유행'으로 이름붙이기는 다소 이르다고 진단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출입기자 사전설명회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면서도 "재유행을 단정하는 것은 (유행이 지난 후) 후행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6차 유행이 시작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진자 증가추세뿐 아니라 변이 점유율, 집단 발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나 4월 종료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부활시키는 대신 백신과 치료제 등 의료체계를 중심으로 유행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미 일상회복이 진행된 상황에서 국민들의 수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추후 치명율이 증가하는 등 유행상황이 심각해질 경우에는 감염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거리두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요양병원·시설 등의 면회를 제한하는 등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현 단계에서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유행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경우 선별적·단계적 거리두기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통령 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거리두기는 유행을 통제하는 유일한 수단이었지만 오미크론 유행 이후 치명률이 많이 감소했고 백신과 치료제라는 효과적인 대응수단을 확보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도 중증과 사망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의무에 따라 조치하지 않더라도 방역수칙을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가 싶다"면서 "현재 갖춘 의료·방역 대응 역량을 크게 넘어서는 상황이 아닌 이상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국민 참여형 방역'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재택근무나 비대면 회의를 활성화하거나 아프면 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중이용시설 내에서는 실내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이용 분산, 환기·소독 등을 권고하는 식이다.

정부는 "이번 재유행은 일률적 거리두기 없이 대응하는 첫 번째 유행"이라며 "무엇보다 전 국민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특히 여름 휴가철 재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과 냉방기기 및 환기 수칙 등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방역 기조인 '과학방역' 대신 '과학적 코로나19 위기관리'라는 표현을 쓰기로 일부 수정했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방역 당국은 '과학적 코로나19 위기관리'란 표현으로 우리 방역과 의료 대응을 설명하고자 한다"며 "방역 이외에 의료 대응, 사회 대응, 경제·산업 분야도 코로나19 대응을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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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