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지옥으로' 만든 20대 집유…후임병 상습 폭행·강제추행

4개월 간 후임병 3명에게 200회 넘는 폭행, 정강이 뼈 골절도
신체 주요 부위 치약 바르고 강제추행, 골프공 주워오라 하기도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무겁게 받아들여야"
"피해자들 처벌 불원의사 밝힌 점 참작" 징역 1년6월에 집유 3년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2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군인 등 강제추행, 위력 행사 가혹 행위, 폭행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보호관찰 1년, 사회봉사 20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등도 명령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약 4개월간 해병대 1사단에 복무하면서 후임병 등을 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상급 병사로 근무하면서 후임병 3명에게 200회 넘는 폭행을 저질렀다. 한 후임병은 A씨의 폭행으로 정강이뼈가 골절되기도 했다.

A씨는 또 후임병의 신체 주요 부위 등에 치약을 바르는가 하면 일부 후임병을 추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밖에도 A씨는 빗자루 등으로 골프 스윙 연습을 하면서 후임병들에게 골프공을 주워오라고 시키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공소사실 대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A씨의 행위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진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대하면서 정말 참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피고인은 군대를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은 장난이었다고 하는데, 상대방도 장난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위해서 입대하는 건데 군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젊은이들한테 뭐라 할 말이 없다.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들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진 부장판사는 "피고인도 후임병 시절 상급자한테 부당하게 폭행 등을 행사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한 어린 나이라는 점과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존중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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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