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사실은 맞지만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인 '비방 목적' 입증 안됐다 판단
'조국 아들 허위 인턴 확인서' 혐의 대법 판단 남아 의원직 상실 위기 여전
'채널A 사건' 관련 이동재 전 기자의 발언을 허위로 과장한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의 선고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사실관계 진술을 통해 허위의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 작성 당시 피해자 비방 목적 있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 의원의 해당 글이 허위사실은 맞지만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인 피해자에 대한 비방 등 명예 실추 목적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최 의원의 해당 글이 사적 사안이 아닌 기자의 취재·보도윤리와 관련이 있는 점,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보낸 편지 등 부당 취재를 의심할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비위 사실을 제공받아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결론 짓고 편지에 나타나지 않은 내용을 이 전 기자의 발언인 것처럼 이 사건 게시물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법한 취재를 했는지 비판과 검토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검찰이 부당한 의도를 갖고 자의적으로 공소를 제기했다는 최 의원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의원은 2020년 4월 채널A 사건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올려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최 의원은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리고, 이 전 기자가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또 "눈 딱 감고 유시민에 돈을 건네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면 된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 뒀다. 우린 세게도 할 수도 있고 기소를 안 할 수도 있다"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의원이 허위 사실이 담긴 게시글을 썼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월 최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지난 7월 결심공판에서 최 의원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최 의원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당시 적은 글이 실제 제보에 근거했고, 이 전 기자 발언의 요지를 전달하며 논평했을 뿐, 명예훼손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지만, 최 의원은 여전히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여있다.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국회의원은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잃는다.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또 별건으로 지난 2020년 총선 기간 팟캐스트에서 '조국 전 장관의 아들이 실제 인턴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2심 재판도 진행 중이다.
한편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 전 기자는 최 의원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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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