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與 당대표 선거…부동산·허위 지지 감정싸움 '고조'

김기현, 울산 투기 의혹에 정치생명 걸라 '발끈'
안철수, '늘 해코지한 분' 金 저격에 "치졸해"
'투기 의혹 소환' 黃, 金 총선 필패 사퇴 압박
千, '金=울산 이재명' 공세…이준석 공세 가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선거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과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허위 지지 의혹 등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후보 사퇴 요구까지 나오면서 후보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 차익 의혹은 당내 공방을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진상조사단을 꾸릴 정도로 사안이 확대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으로 제기했던 이 의혹은 황 후보가 지난 15일 첫 방송토론회에서 재소환했다. 황 후보는 대장동 특헤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빗대 총선 필패 요인이라며 연일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안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95% 할인해 팔겠다는 능글맞은 말로 그 이상의 엄청난 시세차익이 났다는 것을 오히려 인정했다"고 공세에 합류했다. 안 후보 캠프는 해당 의혹을 두고 '지역 토착 비리 의혹' 성격이 강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언론에 내놓기도 했다

천 후보도 합류했다. 그는 "김기현이 울산의 이재명이라 프레임을 씌우면 주도권이 상실될 수 있다"고 논란에 뛰어들었다. 천 후보를 지원 중인 이준석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가 95% 할인된 가격에 땅을 넘기면 특검 대상은 김기현이 아니라 저가 취득의 특혜를 받은 이준석이 된다"고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간 공세를 계기로 김 후보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꾸려 대여 공세 수단으로 활용할 기세다. 당초 김 후보 의혹은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기했지만 김 후보의 해명 등에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바 있다.

김 후보는 타 후보들에게 정치생명을 걸라고 공개 요구하는 등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기도 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본인의 문제 앞에 적반하장 타 후보들의 정치생명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22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제발 자중자애해라. 아무리 권력을 탐난다고 그렇게 무책임해도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이재명' 표현에 대해서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전 당협위원장 모임으로 알려진 '바른정치 모임'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두고도 후보들은 '거짓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은 당초 지지 선언 명단을 미공개 했다가 타 후보들의 비판에 30여명의 이름을 공개했지만 일부 인사들이 '모르는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이런 식의 억지 지지선언 명단 모으는게 선거전략인 것 같은데 그나마 명단에 보니 이름도 틀린 경우가 있다"며 "애초에 왜 명단을 익명으로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고 비꼬았다.

가장 먼저 김 후보 측에 명단 공개를 요구했던 안철수 후보 측은 "단순히 숫자를 부풀린 줄 세우기 '공갈빵' 지지 선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단이 허위와 날조로 조작된 '공갈' 지지선언"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김 후보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명단을 작성한 것도 아니고 제가 그 기자회견 주최가 아니"라며 "그분들이 알아서 모임을 만든 거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니까, 거꾸로 그쪽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후보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감정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내세웠던 김 후보는 2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향해 “늘 우리를 해코지한 사람”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안 후보와 천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되는 것"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제 과거 정치를 들어 아예 당을 해코지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연포탕은 어디에 두고, 대선 단일화 정신까지 부정하는 치졸함을 보이냐. 김 후보는 우리 당의 장점인 포용과 융합을 부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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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