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인사검증기능에 중대한 구멍"
'한동훈 사퇴' 野엔 "민주당 이율배반"
유상범 "정순신 사퇴로 책임은 진 것"
성일종 "법무부 검증, 논란여지 없다"
유승민은 "尹-한동훈, 정순신 한솥밥"
정순신 변호사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에 대해 여당에서도 정부 인사 검증 기능 문책론이 나왔다. 다만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의 직접 책임에는 선을 그은 채 검증 기능 보강에 방점을 뒀다. 한 장관도 "정무적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해당 사안을 본인 공개 없이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책임져야 할 분이 있으면 책임도 물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책임론을 직접 언급하고 나서면서 논의가 불거졌다. 정부 인사 검증은 1차적으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2차적으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맡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검증 라인에 있었던 분들이 그 과정을 다시 복기해보고 왜 놓쳤는지를 찾아야한다"며 "정권 초기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여러 달이 지나고 숱한 인사검증을 했는데도 이런 일이 생긴다는 건 인사검증 기능에 중대한 구멍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동훈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신원조회에 가까운 탐문조사를 해야 하는데 민주당 측에서 사찰이라고 못하게 하지 않느냐. 그러면서 인사검증을 잘못했다고 하는 건 이율배반"이라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가 알기론 200개 넘는 체크 리스트가 있는 걸로 안다. 근데 '대강' 하는 걸로 알고 있어서 그것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결국 검증단 또는 세평을 수집하는 경찰에서 그걸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비난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민주당이 한 장관에게 계속 펀치를 맞아서 기회가 왔다 싶어서 이걸 '장관 사퇴'까지 가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맞게 나와야 되지 않겠나"라고 한 장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제 생각에는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검증 과정에서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리고 현실적으로 책임을 진 건 정순신 변호사를 바로 사퇴시킴으로써 결국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은 진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저녁 방송인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검증단을 두고 조국 사태를 비롯해서 굉장히 문제가 많이 생기니까 법무부 산하로 가져온 것"이라며 "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인사 검증 기능을 법무부에서 인사혁신처로 옮기는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는 "실질적 필터링의 우열은 검찰·경찰 출신들이 좀더 나을 것"이라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으로 정부가 판단해서 법무부에 내려간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원외의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차원의 사과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정 변호사와 같이 근무하면서 해당 사안을 알 수 있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임명 과정과 검증 실패에 대해 이 정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 무책임과 뻔뻔함은 스스로를 특권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정 변호사와 인사 기능 주요 직위자들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5년 전 당시 윤석열 지검장, 한동훈 3차장, 정순신 인권감독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었다"며 "어제 윤 대통령은 연세대 졸업식에서 '공정'을 강조했는데, 서울대 졸업식에 갔더라도 공정을 말할 수 있었을까"라고 윤 대통령을 직접 겨누기도 했다.
당사자인 한동훈 장관은 "정무적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정 변호사의 자녀 학교폭력 사건을 본인 공개 없이 파악할 방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1차적 객관적 검증이 인사정보관리단에 있고, 다른 기관에서도 관리하지만 그 상관인 제가 책임감을 갖는 게 맞다"면서도 "구조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지금 시스템이라면 구조적으로 걸러내기 쉽지 않아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근무 시기 진행됐던 정 변호사 아들 사건을 모르기 어려웠을 거라는 시각에는 "특별히 같은 일 하는 부서에 있거나 개인적으로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서 모른 걸 어떡하겠나"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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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