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 없다"…나주시, SRF 사용허가 소송 항소 취하

지역난방공사도 손배소송서 공무원 제외
"환경권·건강권 확보…공사와 협의 지속"

 SRF(가연성 생활폐기물 고형연료) 사용 허가를 포함한 수백억원대 손해배상 책임을 다투는 전남 나주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간 6년 소송이 조만간 일단락 될 전망이다.

나주시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제기한 '나주혁신도시 SRF열병합발전소 고형연료제품(SRF) 사용허가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나주시는 소송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법률전문가들의 자문에 따라 실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

앞서 나주시와 사전 협의를 한 난방공사도 나주시의 항소 취하에 맞춰 시와 공무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공무원을 제외키로 하고 법원에 취하서를 제출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여억원을 들여 나주혁신도시에 집단 열공급을 위해 2015년 12월 준공한 나주SRF열병합발전소는 그동안 건강권 침해를 염려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정상 가동을 못한 채 11건의 법적 다툼을 이어왔다.

대부분의 소송이 난방공사 승소로 마무리된 가운데 SRF 사용 허가와 관련한 소송만 진행 중이었지만 나주시의 항소 취하로 SRF발전소를 둘러싼 모든 소송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해당 소송은 앞서 2021년 10월 18일 난방공사에서 사용 승인을 얻은 SRF가 품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나주시가 사용 허가를 취소하자 난방공사가 SRF 사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광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박현)는 지난해 8월 25일 1심 판결을 통해 난방공사가 나주시를 상대로 낸 'SRF 사용 허가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로 난방공사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난방공사가 거짓,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 신고를 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품질기준 미달에 대해 개선명령 등의 조치 없이 곧바로 (나주시가) 사용허가를 취소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나주시는 SRF 품질문제는 시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재량권에 대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1심 판결 이후 9월 1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었다.

나주시는 입장문을 통해 "항소는 취하하지만 앞으로 발전소 가동에 사용되는 SRF에 대해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방안을 만들어 철저히 조치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항소심 취하 결정을 계기로 난방공사 측과 SRF열병합발전소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난방공사와 SRF발전소 가동에 따른 '환경감시단 구성', '발전소 인근 주민 건강검진실시', '사후 환경영양조사' 추진 등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발전소 가동과 관련 시민과 보다 적극 소통하고, 환경성 강화와 주민 건강권 확보에 주안점 둔 후속 조치를 기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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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 조경수 사회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