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방일 행보 관련 상이한 평가와 함께 대립했다. 야당은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라는 등 반발했으며, 여당은 "북한을 위한 내란 선동" 등의 주장으로 맞섰다.

18일 야권은 윤 대통령 대일 외교 관련 집중 공세를 펼쳤다. 주말 서울 도심에서 시민사회 연계 집회를 열어 규탄 발언과 함께 대정부 투쟁 의지를 피력했다.

먼저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이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일본 게이오대 연설을 지적하고 "연설 중 인용한 오카쿠라 덴신은 한국 멸시론자"라고 주장했다.

또 "침략론자 말을 인용한 이유가 뭔가. 식민지배에 찬동하는 건가"라며 "일본에 국익과 국민 자존을 판 것도 부족해 조선총독이라도 자처하려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일본 일각에서 우리에 대한 사과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내주면 안 되는 것까지 모두 내주고 돌려받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런 꼴을 보여주려 일본에 갔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이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는 건 윤 대통령의 굴종외교, 숭일외교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한 건 외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거리에서 한층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열린 '망국적 한일 정상회담 규탄 3차 범국민대회'엔 야권 정당 지도부와 의원 등이 운집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회 연단에 서 "윤석열 정권이 끝내 일본 하수인의 길을 택했다"며 "무도한 정권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선물 보따리는 잔뜩 들고 갔는데 돌아오는 길엔 빈손이 아니라 청구서만 잔뜩 이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굴욕 야합을 주권자의 힘으로 반드시 막아내자"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 평화 역사를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국익도, 시민 존엄도, 동북아 평화도 팔아먹었다"고 비난하고 "심판이 시작됐다. 우리 모두 힘내 함께 싸워나가자"고 외쳤다.

이외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5년짜리 임기 대통령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 정권은 겁이 없다"며 "역사와 국민들의 따끔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일본은 최소한 사과도 없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먼저 엎드린 굴욕적 회담"이라며 "5년짜리 정부가 반만년 우리 역사를 능멸하고 우리 미래를 망치는 행태를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일 정상회담과 윤 대통령 방일 성과를 긍정 평가했다. 민주당 측이 이재명 대표 방탄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북한 지령을 거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재개하며 막혔던 한일 관계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 "순방이 끝나기도 전에 외교 성과를 불살랐다"며 "가짜뉴스와 왜곡 정보를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만찬 장소까지 트집 잡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쏟아내고 있는 섬뜩한 말들은 북한 방송을 연상케 한다"며 "북한 눈치를 보며 북한을 대신해 북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확인한 과거와 미래는 모두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 완성이 아니라 새 관계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규탄 집회를 언급하고 "이재명 대표는 대체 뭐가 두렵나"라며 "북한에서 지령이 내려온 건 아닌지 의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재명 대표가 지금 북한을 위한 내란 선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국익과 외교마저도 방탄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민주당이 한일 양국 간 새 미래는 외면한 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 폄훼에 나섰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각종 비리 종합선물세트인 이재명 대표에 대해 어떻게 하셨을지 생각해 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 새로운 비전과 실질적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노력을 어떻게든 왜곡해 이재명 대표 방탄에 활용하고 프레임을 씌우려는 민주당의 경거망동이 한심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주가 우려된다'고 말한 점을 조명하면서 "북한 무력 도발 원인은 문재인 정권의 무지성식 북한 바라기 외교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논의 않았다고 밝혔는데 정치 공세 만능주의에 빠진 민주당이 오늘도 가짜뉴스를 인용, 만들어 전파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