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근무후 사무실 동료와 밀회 즐기면서 600만원 초과근무수당 받아
아내가 증거 모아 경찰에 진정, 1계급 강등과 불법수령금 3배 부과돼
법원 "경찰공무원 일반인에 비해 높은 도덕성 요구돼, 징계처분 합당"
불건전 만남 속 초과근무수당 및 출장비 수령도
같은 사무실 동료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경찰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김행순)는 전북의 한 일선경찰서 경무과 소속 A경위가 전북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유부남인 A경위는 지난 2018년 10월 4일부터 2020년 12월 28일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B경사와 불건전한 이성관계를 유지했다.
A경위가 B경사와 만난 횟수만 518회에 달했다. A경위는 당직 근무 후 B경사의 집에서 자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여행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경위와 B경사의 만남 중 237회는 초과근무시간 중에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경위는 B씨와의 만남을 가지면서 596만 5059원의 초과근무수당도 챙겼다. 출장근무가 없음에도 B경사와 영화를 보거나 만남을 지속하면서 출장신청서도 제출, 출장여비 17만1000원도 부당수령했다.
이들의 부적절한 만남은 A경위의 아내로부터 알려졌다.
부적절한 만남을 의심한 아내는 2021년 4월 16일께 자택에 있던 컴퓨터에 A경위의 아이디가 로그인 되어있는 점을 확인, 타임라인을 확인하던 중 A경위의 위치가 불륜상대로 의심하던 B경사의 주거지 인근에서 자주 조회된 것이 근거가 됐다.
A경위의 아내는 이러한 증거를 모아 전북경찰청에 진정을 냈다.
전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품위유지의무 위반, 성실의무 및 복종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1계급 강등과 불법수령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징계부과처분을 내렸다.
A경위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B경사의 집에서 잠을 자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있지만 이성교제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증거로 제출된 타임라인도 위법한 증거수집에 해당돼 징계효력이 없다"고 소장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경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이 행정소송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형사소송에서의 위법수집증거라고 해서 행정소송에서 당연히 증거 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 사건 타임라인이 사회질서에 현저히 반하거나 상대방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하거나 증거로써의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찰조사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진술한 점, 조사과정에서 컴퓨터 제출을 거부하고 은닉까지 시도한 점, 단둘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성교제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는 점,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는 등 종합적으로 봐도 피고인에 대한 징계처분은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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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