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6대 충돌' 광란 운전 20대 검찰 송치

마약류 식욕억제제 '펜터민' 부작용
서귀포경찰서, 난폭운전 혐의 적용

대낮 승용차를 몰며 버스 등 차량 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사고 당시 마약류 식욕억제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환각 상태에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귀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난폭운전 및 과로운전금지) 등의 혐의로 A(20대·여)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28일 오전 11시께 서귀포시 토평동 일대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중 버스, 화물차, 승용차, 경찰차 등 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의 차량은 화물차와 포크레인이 길을 막아선 뒤에야 멈춰 섰다. 경찰도 순찰차로 A씨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를 차단한 뒤 창문을 깨고 A씨를 검거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과 승용차 탑승자 등 총 4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검거 당시 A씨는 "전쟁이 나서 사람들을 피신시키려고 하는데 경찰이 방해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차량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욕억제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음주 측정과 마약류 관련 간이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만 차량 안 식욕억제제와 소변 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phentermine) 성분이 검출됐다.

펜터민은 식욕 억제 작용을 해 비만 치료에 쓰이는 정신 흥분제다. 부작용으로는 환각 증상과 의존성 등이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펜터민이 포함돼 있는 식욕억제제 7종을 처방받고 복용해 왔고, 이를 통해 약 40㎏의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이어트에 효과를 보면서 약에 점점 의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정신성의약품 과다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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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