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혐의 적용해 기소
1심 재판부, 혐의 모두 유죄…징역형 집유 선고
2심 "진술 만으로 인정 어렵고 증거 부족" 뒤집어
불법 마사지 업소를 단속하면서 업소에 안마사가 있음에도 고의를 이를 누락,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찰관들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정을 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경진)는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공무원 A(30대)씨 등 2명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 등은 2020년 2월21일 오후 1시34분 경기 성남 지역 안마시술소가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다는 등의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업소를 확인한 뒤 112종합정보시스템과 풍속업무관리시스템에 '업주와 남자 1명이 있었는데 손님이 아닌 면접을 온 사람이었으며, 불법체류자나 안마사 자격이 없다는 여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작성, 신고를 종결했다.
그러나 이후 신고자가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A씨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4번 방에는 남자 손님과 안마사 자격이 없는 태국 여성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 등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추가 조사 등을 통해 A씨에게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출동할 당시 업소에 남자 2명과 무자격 태국인 여성 안마사 1명이 있었으나, 내부 수색 등 조치를 하지 않고 업주로부터 "이전에도 단속돼 힘들다. 선처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손님과 무자격 안마사를 내보낸 뒤에야 업소를 확인하고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사건을 종결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이 사건을 종결하면서 112종합정보시스템과 풍속업무관리시스템에 '현장 신속 출동 및 채증 준비 과정에 확인한 결과 신고자가 말한 불법체류자나 안마사 자격이 없다는 여성을 확인할 수 없어 미단속 보고'라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고 이를 행사했다고도 봤다.
재판에 넘겨진 A씨 등은 당시 현장에 안마사가 있는 것을 알지 못했고, 면접자만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을 입력한 것 역시 일부 내용을 실수로 누락한 것이지 사무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검찰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A씨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112신고사건에 관해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단속내용을 허위로 입력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을 달랐다. 이 사건의 핵심 진술인 업주의 진술과 신고자의 진술이 조사 과정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지 못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업소주 등의 진술 만으로 피고인들이 안마사의 존재를 들어 알고도 적극적으로 내보내라고 이야기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또 이들이 근무일지에 적은 내용들이 미단속보고서의 누락 사항 등을 보충하고 있어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을 가지거나 고의로 이 사건 업소 내 손님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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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