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데크 구멍 뚫어 나무 보존"
NGO "전문가 수목 조사 제안"
충북 청주시가 우암산 둘레길 조성 과정에서 나무 2400그루가 훼손될 것이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청주시 최주원 도로사업본부장은 1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보행데크 2.3㎞ 구간의 나무를 존치하기 위해 데크 상판에 구멍을 뚫어 시공할 계획"이라며 "자연경관 훼손이 없다고 시민단체 측에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사실을 왜곡해 시민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남산 데크길, 북한산 데크길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시공 방법"이라며 "데크 지주 설치 과정에서 약간의 관목 훼손이 있을 수 있으나 이마저도 최소화 하고자 중장비가 아닌 인력으로 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자연 훼손, 혈세 낭비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있지만, 사업 시행 전 설문조사에서 시민 70%가 둘레길 조성을 찬성하는 등 이미 사업 타당성을 확보했다"며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암산 데크 설치 구간에는 교목 999그루와 관목 1418그루 등 2417그루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까시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왕벚나무, 개나리, 찔레, 까마귀밥여름나무 등이 모두 베어질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일 우암산 벚꽃 나들이객 15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나무를 베어서라도 데크길이 필요하다고 한 시민은 21명(13%)에 불과했다"며 "나무 2400여 그루를 훼손하고, 시민혈세 100억원을 낭비하는 우암산 데크길 조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청주시 반박 브리핑 후 입장문을 내 "시민단체의 수목조사 내용을 부정하려면 청주시도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청주시가 선정한 수목 전문가와 함께 데크 설치 구간에 대한 수목조사를 함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 답사를 통해 실제로 베어지는 나무와 보전되는 나무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려달라"며 "청주시민 70%가 찬성했다는 설문도 '우암산에 둘레길이 생기면 어떨까요?'라는 두루뭉술한 질문이었으니, 청주시와 시민단체가 합의하는 문항으로 시민 의견을 다시 수렴하자"고 요구했다.
우암산 둘레길은 수동 삼일공원~명암동 어린이회관 4.2㎞ 구간의 보도를 정비하고, 삼일공원~우암산 근린공원 2.3㎞ 구간에 평균 폭 2m의 데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민선 7기의 '일방통행 전환+보행길 확장'이 민선 8기 들어 '양방통행 유지+데크 설치'로 바뀌었다.
보도 정비는 지난해 12월 착공됐으며, 데크 설치는 이달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도비 75억원, 시비 25억원 등 1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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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