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까, 살까"…매수·매도자 눈치싸움에 '거래절벽'

1~2월 집값 반짝 반등 이후 상승과 하락 반복 '혼조'
시장 방향성 뚜렷해지기 전까지 매도·매수자 '관망'

 "일부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 거래가 사실상 끊겼어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팔려는 집주인과 사려는 매수인 간의 가격 간극이 커서 거래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원하는 수준이 아니고,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기존 거래가 보다 몇억원씩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싸움이 치열해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도·매수자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미분양이 줄고 거래량이 일부 지역에서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 등 시장의 악재가 여전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지난 1~2월 집값 반짝 반등이 꺾이고,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 째주(3일 기준)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22%, 전세가격은 0.25% 하락했다. 이는 전주에 기록한 -0.19%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경우 7주 연속 하락 폭이 감소하다, 지난주에는 전주와 동일한 –0.13%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매매심리도 혼조세다. 7주 연속 오르던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3으로 전주 77.4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월 첫째 주 72.1을 기록한 뒤 2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하다 8주 만에 하락 전환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1.4로 전주 70.6보다 0.8p(포인트) 상승했다. 5개 권역 모두 상승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은 74.9에서 75.5로 올랐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은 72.9에서 73.2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71.1로 지난주 68.8보다 3.3p 상승했다. 이는 20주 만에 70선을 회복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에 이어 3월까지 두 달 연속 2000건을 웃돌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1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거래량인 2460건에 육박한 수치로,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지난달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에선 고금리 기조 여파에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매수·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줄고,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1일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지만,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집값 추가 하락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매도·매수자 모두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가 동결되면서 금리 인상 등에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모호하고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 요인들이 있어 거래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매도자와 매수자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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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