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주중대사, 中에 '외교적 결례' 지적…대만해협 긴장상황 주시"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중국 측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무례한 발언에 대해 지적했다.

외교부는 23일 "우리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에 대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정재호 주중대사는 지난 20일 쑨웨이둥 부부장과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쑨웨이둥 부부장과의 통화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무례한 발언은 한중 간 상호존중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대통령의 말은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것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대외적으로 표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안보·경제 등 제반 측면에서 이 지역과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최근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안관계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해오고 있으며,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쑨 부부장은 대변인의 관련 발언은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대통령을 특정해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를 두고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다가 한국 정부의 강한 항의를 받는 등 한중 간 외교 공방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 측에서도 이에 대해 견제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이 조각났다'는 사설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이번 대만 발언은 중한 양국이 1992년 수교한 이후 한국의 가장 악랄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 외교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워싱턴에서 잃어버린 국격과 외교적 자존심을 중국에 강요함으로써 만회할 생각인가, 한국 외교는 역사 공부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에 대한 곱사병을 고쳐야 한다" 등의 강도 높은 표현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그치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관련 보도 내용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누구의 '격'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가소로운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중국 언론의 이러한 악의적인 기사는 중국을 국제사회로부터 더 멀어지게 할 뿐이며 중국 정부의 입장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