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정한 수사 협조인지 의문"
변호인, 한동훈 언급하며 "방어권"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다. 다만 이 휴대전화는 초기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송 전 대표도 전날 자진출석 무산 후 기자회견에서 "(압수수색) 다음 날 제출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자택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지난달 29일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다음날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는 것인데, 이 휴대전화는 초기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기습 출석한 것, 휴대전화를 지각 제출한 것,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내부 PC 일부가 포맷된 것 등을 감안하면 송 전 대표 측이 수사에 진정으로 협조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송 전 대표 측은 일종의 방어권 보장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한동훈 방지법' 추진 소식에 '헌법상 방어권은 수백년간 많은 사람이 피 흘려 지킨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며 방어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동훈 방지법'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재직 당시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에 협조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며 비밀번호 강제 해제 등을 담은 사법방해죄를 검토한 것을 말한다.
또 송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송 대표가 직접 처리했다'고 말했다는 녹취도 있다"는 질문에 "강 전 감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 조사에서도 그런 얘기가 안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 관계인들의 조사 내용 일부가 사건 관계인들 사이에 공유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 수행비서 출신 인천시의원 문모씨, 캠프 전남지역본부장 출신 서모씨 등을 줄소환해 조사했다. 박씨는 이미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고, 문씨와 서씨는 참고인 신분이다.
박씨는 이날 검찰청에 출석하며 돈 봉투를 만든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돈 봉투를 본 적도 없냐는 질문에도 "당연하다"고 했다.
검찰은 우선 강 전 감사의 신병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사항들을 기반으로 필요한 인적 처분도 진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